스퀘어 은행으로 거듭날까? BNPL업체 인수로 발판마련
디지털 결제 업체인 스퀘어(Sqaure)가 애프터페이(Afterpay)를 290억 달러, 한화로 약 33조5994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애프터페이는 최근 떠오르는 결제 방식인 BNPL* 업계의 대표 주자입니다.
*BNPL: Buy Now, Pay Later를 줄인 말로 먼저 구매하고 나중에 지불하는 결제 방식을 말합니다.
BNPL 시장에 발을 들이고자 하는 기존의 결제 업체들이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거나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과 달리, 스퀘어는 통 큰 인수 행보를 보이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스퀘어와 애프터페이가 어떤 기업인지 짚어보고, 스퀘어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인수를 강행한 속내가 무엇인지 두 가지 가설과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혼자서도 강했던 두 기업, 스퀘어와 애프터페이
스퀘어(Sqaure)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디지털 결제 업체입니다. 스퀘어가 제공하는 캐시앱(Cash App)을 통해 고객들은 송금·결제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분할 주식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한때 비트코인 거래량 폭증으로 캐시앱 사용자도 급격히 늘어나, 스퀘어는 해당 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66% 증가한 매출을 올리는 등 쾌거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후 스퀘어는 태양에너지 기반 비트코인 채굴 시설에 투자하고, 비트코인 전용 하드웨어 지갑 개발에 착수하는 등 비트코인 시장을 꾸준히 주목해 오고 있습니다.
▼ 애프터페이 회계연도 2021년 1분기 국가별 실적
출처: 애프터페이스퀘어가 인수한 애프터페이(Afterpay)는 호주에 기반을 둔 BNPL 서비스 제공 업체로서, 업계 대표 주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애프터페이가 제공하는 BNPL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대 4회까지 수수료 없이 분할 결제할 수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호주, 미국, 영국 등 세 국가에서만 제공됩니다.
애프터페이는 회계연도 2021년 1분기에 매출 41억 달러, 활성 사용자 수 1120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활성 판매자는 총 6만3800곳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가설 1] 스퀘어,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큰 그림' 그렸나?
애프터페이 인수를 놓고 스퀘어가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스퀘어가 이미 캐시앱을 통해 저축, 송금, 결제 등 기본적인 은행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합니다.
사실 스퀘어가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 중에 있다는 사실에는 정황 증거만 따라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스퀘어는 지난 2017년에 은행업 관련 허가를 신청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연방예금보호공사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스퀘어 뱅킹 웹페이지
출처: 스퀘어이밖에 미국 유타주에 기반을 둔 스퀘어 산하의 은행 '스퀘어 파이낸셜 서비스'가 지난 3월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일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스퀘어가 상인들이 예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상인들을 대상으로 소액 대출 서비스를 제공해 온 스퀘어, 이번 애프터페이 인수를 통해 앞으로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신용 대출을 제공하는 '미니어처 신용 기능'을 캐시앱에 추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지며 '은행꿈'에 한 발 다가섰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사용자들은 일반 은행계좌 없이, 캐시앱만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가설 2] 인수는 애프터페이 상인 고객을 흡수하기 위한 '큰 그림'이다?
스퀘어의 CEO인 잭 도시는 애프터페이와 인수합병을 발표하며 "이제 스퀘어의 캐시앱과 애프터페이의 판매자 생태계를 연결하여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수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애프터페이의 BNPL 결제 시스템을 적용한 상인들을 스퀘어의 판매자 생태계로 유입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스퀘어의 카드 리더기를 사용하는 가맹점들은 애프터페이의 BNPL 결제 옵션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애프터페이 서비스 이용자들을 스퀘어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캐시앱으로 유입 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애프터페이의 가맹점과 캐시앱의 생태계 결합은 스퀘어가 보다 빠르게 장기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스퀘어의 캐시앱 사용자 vs BNPL 사용자 연봉 비교
출처: 코너스톤 어드바이저스스퀘어는 새로운 상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고소득 소비자 고객이 꾸준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투자 자문 업체인 코너스톤 어드바이저스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고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퀘어 캐시앱 사용자 중에는 13%에 불과한 반면 BNPL 사용자 중에는 3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에서는 스퀘어가 애프터페이를 인수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고소득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되었다며, 얻는 것이 많은 인수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BNPL 업계에 관해, 앞으로 단순한 금융 상품을 넘어 통합 쇼핑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BNPL 업계의 대표 업체 인수를 통해 꿈 꿔온 비즈니스를 이루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스퀘어, 앞으로 단순 결제 서비스 앱을 넘어 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행보에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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