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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인텔리전스 Sep 15. 2021

[테크인파리] 프랑스, 패션 허브에서 스타트업 허브로

'테크인파리(Tech in Paris)'는 로아리포트의 김도형 컨설턴트가 파리 현지에서 직접 유럽의 생생한 테크 트렌드를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  이 코너를 통해 아시아, 북미를 넘어서 유럽의 비즈니스 트렌드까지 폭 넓게 조망해 보세요 :)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는 스타트업 벽지로 여겨졌습니다. 벤처 자금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이 성장하기에는 열악한 조건이었기 때문에, 유능한 창업가들을 미국에 빼앗기는 아픈 경험도 많았습니다. 미국으로 빠져나간 대표적인 창업가로는 클라우드 회사인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의 브누아 다제빌, 티켓 발행 웹사이트인 이벤트브라이트(Eventbrite)의 흐누아 비사지, 모더나의 창업자 스테판 방셀 등이 있습니다.


여전히 패션과 음악이 연상되는 국가이지만, 프랑스는 최근 몇 년간 스타트업 벤처 시장에서의 입지도 빠르게 넓혀왔습니다. 프랑스에서 전해드리는 첫 번째 소식인 만큼, 이번 아티클에서는 프랑스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알아보고, 프랑스 정부가 주도하는 스타트업 육성정책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패션 허브에서 스타트업 허브로

5년 만에 스타트업 투자 2배 증가, 유럽 3대국 중 유일하게 팬데믹에도 굳건


벤처시장에서 프랑스는 여전히 미국과 영국보다 한참 뒤처져 있지만, 많은 지표들이 프랑스가 최근 몇 년 동안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켰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억 유로 이상의 스타트업 투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25억 유로를 기록했던 2016년보다 2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출처: 라 프렌치 테크 (2021년 통계는 글 작성 시 기준)


프랑스 스타트업들의 2020년 투자 실적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의 3대 주요 시장 가운데 프랑스만 투자 규모 면에서 증가세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VC 투자 금액에서는 격차가 있지만, 다른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는 동안에도 프랑스는 오름세를 이어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위축되지 않은 투자 덕분에 프랑스는 2020년 한 해에만 유니콘 기업 4곳을 배출했습니다. 도시 단위로는 파리가 유럽의 두 번째 스타트업 투자 허브로 올라섰습니다. 



파리 외의 지역 곳곳에도 허브 번성, 4대 허브 '보르도·뚤루즈·렌느·낭트'


프랑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흥미로운 점은, 파리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곳곳에서도 스타트업들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매년 새롭게 탄생되는 스타트업 4천여 곳 가운데 25%가량이 파리 외의 지역에 설립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프랑스 공공투자은행인 비피아이프랑스(Bpifrance)의 폴-프랑소와 푸르니에르 이사는 "프랑스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이 이미 보르도, 마르세유, 릴, 낭트를 포함해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여러 지역의 인재들에 접근할 수 있는 프랑스 생태계의 주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출처: 라 프렌치 테크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는 프랑스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입니다. 파리 이외의 지역에도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라 프렌치 테크의 메인 대시보드에서는 지역별 VC 투자 현황과 스타트업의 주요 통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마우스를 올려 자세히 살펴보면 파리가 위치한 '일 드 프랑스(Île-de-France)'가 지난해 투자금 36억 유로, 한화로 약 5조 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선두를 달렸습니다. 전문가들이 파리 외 프랑스 테크 허브로 보르도와 뚤루즈, 렌느, 낭트 등 지역을 꼽았습니다.



프랑스 정부, "매우 잘 보이는 손"

공공투자은행 통해 200억 유로 투자, 세제감면 등 혜택 제공에도 적극적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프랑스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친기업적 정부의 역할이 컸습니다. 프랑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스타트업이 마주한 어려움에 대응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락다운 조치가 시행된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경제재정부 및 공공회계부 디지털담당 국무장관인 세드릭 오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라이브 페이스북 이벤트를 열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실제로 며칠 뒤 유럽 최초로 스타트업들에 대한 43억 유로 상당의 긴급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뿐만이 아니라, 매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직·간접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공공투자은행인 비피아이프랑스가 디지털, 생명과학, 에너지 변환, 의료테크, 핀테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투자한 금액은 20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정부는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80%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OECD 국가 중에서는 GDP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의 비즈니스 연구개발 자금과 세금 혜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국 스타트업 매체인 시프티드는 이런 프랑스 정부에게 "매우 잘 보이는 손"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인재 확보하고, 유망 스타트업 선별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활발


프랑스는 펀딩 차원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친화적인 정책,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내외의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프렌치 테크 비자(French Tech Visa)를 통해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 국가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비자를 수월하게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그랑제꼴 뉴메리크 등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 프렌치 테크 넥스트 40/120

출처: 라 프렌치 테크


이와 관련해서는 특히 최근 발표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프렌치 테크 넥스트 40/120'을 주목해 볼만 합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유망 스타트업 120여 곳을 선별하여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기 위해 시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선정된 120곳 가운데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최근 3년 동안 1억 유로 이상 투자유치, 투자자와 소비자가 인정한 기업 등 기준에 따라 '프렌치 테크 넥스트 40'에 해당하는 기업 40곳을 추가로 선정합니다. 넥스트 40 스타트업들은 국가의 공식 인정을 받은 기업인 만큼, 투자자와 미디어의 관심은 물론 노동청과 중앙은행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로아인텔리전스로 직배송된 '테크인파리' 첫 아티클을 통해 프랑스 스타트업의 현주소와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공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어 로아리포트 전문에서 딥테크로 차세대 테크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자 하는 프랑스의 '큰 그림'과, 또 다른 성장 엔진인 푸드와 환경에 관해서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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