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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인텔리전스 Sep 29. 2021

SPAC 시장 가파른 하락세, 반짝인기 이대로 사라지나

호황을 보였던 스팩(SPAC) 시장의 인기가 차갑게 식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상장 방식보다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선명하게 드러나는 리스크투자자들의 탈출 등으로 인기는 가파른 하락세를 걷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SPAC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SPAC 시장이 흥하게 된 이유와 현재 상황, 내리막길을 걷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상장부터 하고 보는 빈껍데기 회사, SPAC의 이모저모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기업인수목적회사)은 다른 기업과 인수·합병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지는 명목 상의 회사입니다. SPAC을 통해 빈껍데기 회사를 우선 상장 시킨 다음, 개인투자자금을 모아 3년 안에 비상장 우량기업과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SPAC은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인수·합병에 이르기까지 크게 법인설립, 기업공개 및 상장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장 이후 2년 안에 인수·합병을 성사 시켜야 한다는 데드라인이 존재하며, 비즈니스 가치에 따라 주가도 천차만별인 전통적인 상장과 달리 SPAC에는 공통으로 주당 10달러의 가격이 책정됩니다.


▼ SPAC 진행 과정 ▼

출처: 로아인텔리전스


SPAC 상장은 까다롭고 복잡한 전통적인 상장 방식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지만, 쉬운 만큼 리스크도 큰 편입니다. 특히 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한 SPAC이 최종적으로 어떤 회사를 인수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SPAC은 껍데기 회사·좀비 펀드·백지수표 회사 등 오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SPAC 붐, 한때 '고공행진'

SPAC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부터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와 미국 대선 등 상황으로 글로벌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기존 투자 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던 투자자들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기업공개를 원하는 회사들에서 SPAC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SPAC 시장의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매력적인 포인트는 대부분의 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SPAC 주주들은 기업의 결정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투표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금 회수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스폰서의 지분율도 0%~20% 사이에서 논의 가능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SPAC 시장으로 많은 기업들이 몰려든 가운데, 놀라운 성적을 거두는 업체들도 속속 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우주여행 업체인 버진 갤럭틱은 SPAC 합병 상장을 통해 주가 35% 상승이라는 호실적을 거뒀고, 넥스트 테슬라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수소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콜라는 SPAC 상장 직후 주가 상승률 232%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가파르게 상승한 SPAC 시장 인기, 안정적인 '고공행진'에는 실패

1년 여 동안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이어 온 SPAC 시장의 인기가 안정적인 '고공행진'을 유지하는 데는 실패한 모습입니다. 전문 기관에서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현재 SPAC 투자자들의 광범위한 매도로 인해 SPAC 상장 기업들의 가치는 750억 달러(한화 약 88조7250억 원) 가량 증발한 상태입니다.


SPAC 합병 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최대 규모 기업 50곳을 추종하는 CNBC SPAC 50 지수는 올해 3월 기준 15% 이상 하락했는데, 이로 인해 2021년 상승분이 모두 반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지수는 급락 이후 현재까지 횡보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 CNBC SPAC 50 지수 ▼

출처: CNBC


합병을 발표했으나 아직 성사 시키지 못한 SPAC 업체의 75%가량은 공모가인 10달러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주가의 급락과 관련해 책임을 묻는 주주들의 집단 소송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SPAC 시장은 현재에도 여전히 크고 작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대체 투자 전략가인 저스틴 레나시치는 "모든 후원자가 동일하지 않으며, 모든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 아니다"며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거품처럼 꺼진 인기, SPAC 시장 이대로 가라앉나?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은 투기성이 다분한 SPAC 시장에서 상장에 성공한 업체들이 지나치게 많이 생겨난 점을 현존하는 문제의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 밖에 투자자가 자신이 투자한 SPAC의 미래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점, SPAC 상장이 곧 인수합병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 등 불확실성도 SPAC 시장 인기 하락의 이유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 연도별 스팩 상장 건수 및 조달금액▼

출처: 스팩 리서치


SPAC 상장 업체들이 급증하며 시장경쟁이 과열된 것 또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치열한 경쟁과 인수 마감일의 압박 등에 치인 SPAC들에서 이상적이지 않은 기업들과 서둘러 인수를 체결하는 일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전문가는 "SPAC들이 갈수록 성장성이 입증되지 않은 저품질의 업체들을 상장시키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SPAC 상장과 관련된 잡음이 계속해서 새어 나오자, 증권거래위원회는 SPAC 상장의 문턱을 소폭 높이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투자자들에게 SPAC 거래에 내재된 위험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투자 시장에 비해 투기성이 다분한 SPAC 시장이 단기간 반짝-하고 다시 가라앉을 것인지, 아니면 직면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업체들이 생겨날 것인지 계속해서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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