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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 Jun 21. 2022

두물머리, 당신은 이런 친구가 있나요?

* 당신은 이런 친구가 있나요?


항상 당신 편이 되어 주는 친구

늘 당신을 칭찬해 주는 친구

힘들 때 옆 자리를 내어 주는 친구

지칠 때 따뜻하게 안아 주는 친구

아플 때 걱정해 주는 친구

슬플 때 위로해 주는 친구

어려울 때 더 가까이 다가오는 친구

근심을 말할 때 귀담아 들어주는 친구

내가 기쁠 때, 나보다 더 기뻐해 주는 친구

- 로드 -


세상에 이런 '친구'는 없을 겁니다. 아니, 이런 '사람'은  없을 겁니다. 혹시 있다면 그(그녀)는, 당신이 전생에 좋은 업을 많이 쌓아서 하늘이 이생에 보내 준, '천사'일 겁니다.


그러니 지금 어렵고, 지치고, 힘들더라도.... 신은 당신에게 천사를 보낼 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곧, 모든 일이 좋아질 겁니다.


당신이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두물머리


하루 전만 해도 시원했던 날씨가 갑자기 변덕스럽게 후덥지근해진 어느 날, 요즘 힘들어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제가 어려울 때, 옆에서 저를 많이 위로해주던 친구입니다. 이번엔 반대로 그 친구가 여러 가지 일들이 꼬여 어려워졌습니다. 이럴 때, 바로 친구가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가족이나 지인에게 말하기 힘든 일도, 서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게, 바로 친구니까요.


한참 동안,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를 들어줬습니다. 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가만히 들어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공감해줄 수 있습니다. 그건 제 친구도 마찬가지랍니다. 서로 반대 상황에서는 우린 늘 그래 왔으니까요.


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두물머리에 들렸습니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느티나무가 보고 싶었지요.  머리가 복잡할 때면, 혼자 가끔 찾아가곤 했던 저만의 장소입니다.


예전에는 한적해서 좋았는데, 요즘은 너무 유명해져서 평일이건 주말이건 사람이 많이 찾는 곳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저는 두물머리 느티나무를 만나러 갑니다.


친구의 지금 상황, 솔직히 걱정 많이 됩니다. 그래도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다시 거뜬히 일어나리라는 것을요. 그리고 ‘그렇게 되어 감사’하다고 기도해주기로 했습니다. 신은 모든 기도에 응답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낳을 때쯤, 두물머리에 도착했습니다.


수령 400년. 두물머리 느티나무

그리고 저는, 수령 400여 년의 양평군 보호수로 높이 30미터에 나무 둘레가 무려 8미터인  느티나무 앞에 섰습니다.


한말 당시에는 이곳을 말죽거리라고 불렀다던데, 냇물을 건너 말에 죽을 먹이고, 느티나무 아래서 쉬고, 주막에서 목을 축이며 서울로 오가는 길목이었다고. 저도 이곳에 주막 같은 술집이라도 있다면, 친구랑 낮 술 한잔 거하게 하고 싶은데, 아쉽게도 이곳은 너무 건전해서, 카페만 있을 뿐이네요. 누가 주막을 열어주시면 안 될까요?  


아!  그러고 보니, 시간이 안된다는 친구의 말만 듣고 그냥  돌아서 나온 게 맘에 걸리네요. 억지로라도 같이 여기에 올걸 그랬나 봐요. 친구가 다시 생각나네요.



"따르릉"


그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까는 고마웠다고, 이제 기분이 좀 나아졌다고 말합니다. 현실은 막막하지만 어떻게든 헤쳐나갈 힘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 이놈아! 다 잘될 거야!"


햇살은 뜨거웠지만, 일부러 피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뭔가를 회피하면, 운이 오다가 피해 갈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았습니다.  제 운은 친구의 운이고, 친구의 운은 또 제 운이 되니까요. 하늘이 보내준, 천사 같은 친구의 전화를 받고 맘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30년의 세월을 같이 보낸 친구. 그 친구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앞으로 기도하렵니다.


우정도 사랑처럼 장작불 같아요. 끊임없이 나무를 넣어줘야 계속 활활 타오르죠. 서로 오랫동안 나무 넣는 걸 잊으면, 또는 '상대가 넣겠지'라고 무심히 세월을 보내면, 결국 불은 꺼지고 말죠.


하늘이 보내준, 천사 같은 친구를 항상 옆에 두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겠죠? 같이 불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당신도 이런 친구가 있나요?



두물머리 느티나무에도 당연히 전설이 있어요.


주, 아주 오래전, 누군가 말을 타고 다니던 시절. 이 나무 아래로 말을 타고 지나가면 말발굽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아 지나갈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말에서 내려 공손히 걸어서 지나갔다 했다고 해요. 참 재밌는 전설이죠.


제 생각은 이래요. 이런 풍경 속에서 어찌 사람이나 동물이 그냥 지나칠 수 있었을까요? 지나가던 말이 아마 버티고 서지 않았을까요? 자기도 좀 쉬고 싶겠죠.


그래서 사람이 자신에게서 내려와 같이 발을 맞추면, 함께 풍경 속에 녹아지는 것을 바라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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