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볼버>는 2015년 <무뢰한>으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느와르 정서의 영화로는 찬사를 받은 오승욱 감독의 신작입니다.
오승욱 감독은 2000년에 이미 안성기, 박신양 주연의 <킬리만자로>라는 당시로서는 드문 느와르 영화를 만들었는데 역시 흥행 참패를 겪었지만 음울하고 쓸쓸한 느와르 정서가 잘 담긴 영화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1994년에 개봉한 박중훈 주연의 <게임의 법칙/장현수 감독>은 느와르적 결말로 충격을 줬지만 조폭 코미디 요소가 강조되어 흥행에서는 서울관객 13만명이라는 나름의 성과를 냈습니다(대히트한 1997년작 <비트>의 서울 관객이 35만).
이후 오승욱 감독은 초록물고기, 8월의 크리스마스(?!), H의 각본을 쓰는 등의 활동을 하다가 2015년에 다시 혜성처럼 느와르 감독으로 복귀를 합니다. <무뢰한>은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특유의 느와르적인 분위기로 '추앙'받았습니다.
전작 <무뢰한>에서는 막장 직전의 인생들, 아직 실낱 같은 희망이 남아있는 그들의 일상을 느리고 진득하게 그렸습니다. 전작에서도 주연을 맡은 전도연의 얼굴은 지치고 메마르기 그지 없습니다. <무뢰한>은 느와르이지만 사랑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후작인 <리볼버>는 보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작은 막장까지 떨어지지만 이 작품에서 전도연은 막장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보상을 쟁취해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목인 리볼버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대신 대단한 배우들이 비중을 따지지 않고 등장해 대단한 연기의 향연을 펼칩니다. 게다가 타율 높은 블랙코미디까지 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