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과 국제 협력으로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라!
[미래전쟁에서 방위산업 생산역량을 '확보'하는 방법 : 오픈 이노베이션과 국제 협력으로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라!]
■ 미래전장에서 방산 인프라가 물리적/사이버 공격대상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첨단 무기체계 개발과 대규모 수출성과로 부각받고 있지만, K-방산의 근간은 '자주국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을 지키는 무기를 개발, 생산,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지요. 그 역할이 막중한 만큼, 정부에서도 별도의 법령 및 규정 등을 마련해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에 대한 세심한 육성/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전시를 비롯한 비상 상황에서도 방위산업체의 개발 및 생산 설비가 타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우크라이나의 군수공장이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장거리 드론, 사이버 공격 등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바 있습니다. 교통 및 기반 산업을 비롯한 인프라도 공격대상이 되었지요. 여기에 전쟁이 장기화되며, 소모되는 미사일 및 탄약의 양도 상당합니다. 유럽의 탄약고로는 감당이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미국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다양한 국제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도 일부 군사 장비에 필요한 반도체 확보를 위해 식기세척기 및 냉장고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기체계의 첨단화, 고도화가 진행되며 이미 전세계 방위산업은 긴밀하며 연결되며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되었습니다. 생산 프로세스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 및 체계 업체가 공격을 받는다면 전체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는 '사이버 공격' 기술이 발전하며, 이러한 위험도 시시각각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리 및 사이버 공격의 위험이 공존하는 미래전쟁에는 안전한 전후방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비상 상황에서 안정적인 방산물자 생산물자 확보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이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 "3D 프린팅과 자율로봇으로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라!", 기술혁신과 국제협력의 가능성
9월 13일~15일간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진행된 '2023년 홍릉국방포럼'에서 무척 흥미로운 발표가 있었습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의 피터 레이튼이 '실제와 상상의 전쟁 속 국제 방위산업 협력'을 주제로 과감한 기술혁신과 긴밀한 국제협력으로 미래 전쟁에서의 '위협'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인데요. RUSI는 최근 우크라戰에서 적지 않은 경험을 쌓으며 발전한 러시아군의 전술 및 기술 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국내에서도 이목을 끈 연구소이기도 합니다.
그는 반 개방성(semi-openness), 복수의 인과성(multiple causality), 권한의 분산(dispensed authority)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른바 △산업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과감하게 필요한 자원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개방성' △다른 지역/국가에서도 생산 및 조립을 할 수 있는 '분산형 시스템' △ 공급망의 각 주체가 수시로 상호 소통과 조율을 통해 역할을 조종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AI를 활용한 '빅데이터', 대용량 네트워크, 고도의 가상현실 시스템, 3D 프린팅, 로봇공학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고도화되며, 이제는 인터넷 상에서 물품을 설계하고, 제조시설을 이동하고, 검사체계를 간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습니다. 개방적이며, 유연하고 분산된 공급망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전시 및 재난 상황에서 생산 인프라가 피해를 입은 경우 안전지대 또는 동맹국의 3D 프린팅 설비 및 메타버스/로봇 시스템 등을 활용해 생산 및 조립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산형 공급망 시스템은 '소형화/대량생산'으로 상징되는 '신흥 군사기술'에 적합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형 저비용 드론의 설계, 개량, 대량 생산 등이 대표적이지요. 호주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대용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다목적 소형 드론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전투기, 전차, 함정과 같이 기술/자본 집약적인 무기체계는 기존의 중앙집권적인 프로세스가 더욱 적합합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18~24개월 내에 수천 개 단위의 자율 시스템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거대 AI 로봇 군단은 빠른 시일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솔루션의 특성에 최적화된 '대량 생산체계'도 가시화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우크라戰에서 이슈가 된 안정적인 공급망의 확보도 또 다른 '화두'가 될 것입니다. 이미 미국-유럽-호주 방산업체 간의 협력은 엄청나게 긴밀해지고 있지요.
엄격한 보안 및 여러 규정 등으로 짧은 시간 내에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지만,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이미 '스마트 팩토리' 등 국내 인프라가 성숙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나날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주제'가 맞는 것 같습니다.
역시 영국은 밀덕의 나라가 맞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우크라戰 2년 차를 맞이한 러시아軍의 변신에 대한 보고서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발표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현실적이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참으로 훌륭한 포럼을 준비하고 진행해 주신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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