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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Sep 22. 2023

거대 'AI 로봇 군단'의 시대가 온다!

더 빠르게, 더 대규모로,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빠르게, 더 대규모로, 더 낮은 비용으로!”

압도적 ‘킬체인’의 대항마, 거대 ‘AI 로봇 군단’의 시대가 온다. 


[AI가 그린 ‘전투기와 공동작전을 수행하는 군집 드론’] 


■ ‘분산 – 기만 – 연합’, 압도적 ‘킬체인’에 대항하는 솔루션‘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깊어지며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와 특별 경쟁 연구 프로젝트(Special Competitive Studies Project)에서 워게임 분석 등을 통해 미사일 전력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의 압도적인 킬체인(Kill Chain) 전력으로부터 대만을 지키기 위한 ‘핵심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상용기술의 과감한 도입에 기반한 ‘분산 – 기만 – 연합’ 역량 강화가 그것입니다. 

  

첫째 ‘분산’입니다. 킬체인(Kill Chain)을 중심으로 하는 적 전력의 분산 및 표적 식별 역량 저하를 위해서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대규모의 저가 군집 무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무인항공기,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등을 가리키는 것이지요. 여기에 해양 전력의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격 운용이 가능한 ‘스마트 기뢰’의 확보 및 운용도 필수적입니다. 


다음이 ‘기만’입니다. 물리적 수단을 비롯해 전자전과 사이버전 등 全 영역을 아우르는 ‘기만체계’가 필요합니다. 전통적인 은폐 및 위장용 장비(dummy)는 물론, 적 감시정찰 장비의 탐지를 방해하고 거짓 표적을 노출하는 디코이(decoy) 솔루션, 여기에 무기체계의 첨단화/고도화/네트워크화가 진행될수록 더욱 위력을 더하는 사이버 공격 역량 등도 모두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연합’입니다. 효과적인 연합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실시간 번역’ 솔루션과 보안 기능을 갖춘 데이터 및 네트워크 인프라의 통합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빠르게 확장하는 중국의 군사력은 인접 국가들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된 세 가지 솔루션 중 ‘분산’, 즉 군집 무인 체계가 가장 주목받는 ‘대안’이기도 합니다. 


美 해군이 추진 중인 ‘유령함대’가 대표적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센서와 무장이 탑재된 무인잠수정, 무인수상정, 무인항공기 등 센서와 무장이 탑재된 다수의 무인 전력이 포함된 500척 함대가 미래 해군의 청사진임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해양 무인체계에 AI, 기계학습 등 신기술을 적용하고, 네트워킹으로 통합하면서도, 탐지가 어렵도록 분산하여, 전장을 압도하겠다는 것이지요. 대한민국 해군도 수상, 수중, 공중의 全 영역에서 초연결, 초지능을 기반으로 유인전력과 무인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해 작전·임무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네이비 씨 고스트(Navy Sea GHOST)’를 완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무인 체계를 바라보는 관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무인 체계 패러다임의 중심은 ‘개발’이었습니다. 얼마나 우수한 성능의 장비를 잘 개발했느냐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제 얼마나 빠르게 ‘생산’하고, 효과적으로 ‘전력화’하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美 국방부와 방산업체들도 전광석화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AI 로봇 군단은 우리의 일상 가까이 바짝 다가선 셈입니다.  


 최근 트렌드를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1. 미 국방부가 18~24개월 내에 수천 개 규모의 자율시스템을 배치하겠다는 ‘레플리케이터’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2. 사브와 안두릴을 비롯한 방산업체들도 무인시스템 업체 인수, 신규 제품 출시 등 개발/생산 역량 확대에 나섰습니다.

3. 美 해군이 군집 무인체계에 통합 가능한 전자기 기술 개발을 본격 추진 중입니다. 해병대는 무인 플랫폼 및 장거리 타격 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비전 ‘포스 디자인 2030’을 내놓았습니다.

4. 대한민국 군도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무인체계 역량을 대폭 강화 중입니다. 여기에, 해군은 2028년 완전자율·반자율 개념을 결합한 AI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5. 새로운 기술의 ‘개발’에서 과감한 ‘선택’과 ‘실행’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진화할 것입니다. 


■ “2년 내에 거대 AI 군단을 전력화하라”, 미국식 초(超) 거대 신속사업 ‘레플리케이터’ 프로젝트 


[美 DARPA의 ‘그렘린 드론’ 운용 개념도] 


지난 8월 28일 美 국방부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방산업협회 콘퍼런스에서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힙니다. 국방부와 국방혁신단(Defense Innovation Unit)과의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 18~24개월 내에 수천 개 규모의 AI/자율 무기체계 시스템을 배치한다는 계획이지요.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초(超) 거대 신속사업’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질문! 이미 AI 분야의 선두주자인 미국이 이렇게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첨단기술과 혁신을 바탕으로 군사 분야에서 바짝 추격해오는 중국을 겨냥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중국은 군함, 미사일, 인력 등에서 양적 우위를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무겁고, 정교하며, 값비싼 보수의 플랫폼에 의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크라戰에서 가성비 상업 드론을 비롯한 유연하면서도 가벼운 솔루션이 성능을 입증하며, 이제 패러다임을 전환할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미군은 분산된 다수 프로젝트를 통합/확대하는 한편 우크라戰의 교훈과 민간 분야에서의 ‘혁신’을 기반으로 초단기간 내에 소형 드론을 비롯한 AI/자율 솔루션을 대규모로 전력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킬체인을 비롯한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값싸고 소모적인 솔루션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논리입니다. 전력화 이후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지속 개선할 수 있는 ‘Software-Defined Warfare’ 솔루션이 고도화하며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젝트는 전세계에서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개발·생산 역량을 확장하라”, 솔루션 업체 인수 및 신제품 출시 나선 글로벌 방산업계 


[사브 그룹이 인수한 블루베어 시스템즈 관련 이미지] 


美 레플리케이터 프로젝트 공개와 함께 글로벌 방산업계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약속이나 한 듯 AI/드론 솔루션 업체의 인수합병 및 신제품 개발 실적/계획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8월 31일 사브 그룹이 영국에 본사를 둔 블루베어 시스템즈(BlueBear Systems)를 인수했다고 발표합니다. 레플리케이터가 공개된 지 불과 3일 만입니다. 블루베어는 GPS를 사용하지 않는 자율 비행, 재구성 가능한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무인 플랫폼 개발에 참여 중입니다. 사브는 AI 및 ML 분야에 특화된 신흥 기업과의 통합을 통해, 시스템 역량을 혁신하는 한편 영국, 호주, 미국, 독일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일주일 후인 9월 7일에는 美 방산유니콘 안두릴이 무인항공시스템 개발업체인 블루포스(Blue Force Technologies)의 인수를 공개합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둔 블루포스는 무인항공기 퓨리(Fury)의 개발사입니다. 미 국방부는 항공기를 크기에 따라 분리하는데 그룹 1은 소형 휴대용 쿼드콥터, 그룹 5는 대형 헬리콥터와 유사한 크기입니다. 안두릴은 자사의 무인 솔루션과 지속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첫 비행을 앞둔 퓨리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9월 12일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유연하며 확장된 임무수행이 가능한 모듈형 자율 드론 ‘Ghost-X’를 발표합니다. 임무 목적 및 환경 등을 반영해 센서, 통신, 내비게이션 등의 모듈을 적용,용, GNSS 및 통신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효과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존심 높은 영국 방산업계도 레플리케이터에 관심이 큰 것 같습니다. BAE Systems의 혁신 사업부인 FalconWorks 담당임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영국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빠르게 확장하는 AI/무인 분야의 선점을 위한 몸집 키우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두릴이 인수한 블루포스에서 개발한 무인항공기 ‘퓨리’] 


■ “Silent Swarm”, 군집 무인시스템의 핵심 솔루션으로 떠오른 ‘전자전’ 


군집드론의 역할 확대와 함께 ‘전자전’ 역량의 확보는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美 해군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이용해 적의 전자기 및 의사결정 시스템을 무력하고 아군의 자유로운 기동을 보장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입니다.  


이와 관련해 美 해군 수상전투센터는 2024년 7월 열리는 ‘Silent Swarm 2024’ 훈련에 참여할 산업체와 정부 기관을 모집 중입니다. 이 훈련은 다양한 전자전 환경에서 전투할 수 있는 능력을 시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분산 전자 공격, 기만, 디지털 페이로드 전달이 가능한 ‘군집, 소형, 소모성’ 무인 시스템이 대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플랫폼에 탑재된 고출력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적을 교란, 기만하는 솔루션도 시연합니다. 특히 이번 훈련은 호주, 영국과 같은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게도 개방한다는 계획입니다.  


■ “무인화/원거리 타격 역량으로 전쟁의 틀을 바꿔라”, 美 해병대 ‘포스 디자인 2030’ 비전 제시 


[초소형 정찰드론을 운용하는 美 해병대원] 


무인 체계의 확대는 전쟁을 수행하는 ‘형태’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초 美 해병대가 제시한 ‘포스 디자인 2030’이 대표적입니다. 美 해병대는 18만 9000명인 병력을 17만명으로 감축하고, 과거 핵심 전략이었던 강습상륙작전의 비중도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전차대대는 아예 없애고, 상륙작전 지원용 전투기와 헬기도 대폭 감축했습니다.  


이에 반해 하이마스(HIMARS)가 포함된 다연장로켓포 및 미사일 부대는 3배로 늘렸습니다. 전통적인 상륙작전 대신 원거리 공격력을 대폭 높인 겁니다. 여기에 ‘로봇’과 ‘드론’을 더해 유연하면서도 강한 군 구조로 ‘혁신’한다는 계획입니다. 


대표적으로 드론을 이용해 마약을 운송하는 조직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소형 무인 보급선’의 개발 및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스스로 항구에 접안하고 재보급이 가능한 무인 선박을 활용하면 섬에 고립된 해병대나 본부와 멀리 떨어진 전방 부대에 대한 보급도 수월해집니다. 제작 단가를 크게 낮춘 만큼,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 유연하면서도 과감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1500톤급 원정고속수송함을 무인화하는 실험도 추진 중입니다. 무인작전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아팔라치콜라(EPF-13)’는 구축함보다 빠른 속도인 35노트(시속 65km)로 이동하고 해병대 1개 대대가 탑승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함정과 달리 해안선에 근접할 수 있기에 항구도 필요 없습니다. 무인화가 완료되면 美 해병대는 대규모 병력과 물자를 전세계 어디로나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함께 완전히 무인화된 전술차량에 대함미사일을 장착해 발사하는 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해병대 원정선박 차단시스템’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은 차량입니다. 사거리가 무려 185km인 대함미사일이 운전자도 없는 차량에 실려 해안선에 배치된다면, 적의 함정이 해안선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무인 함정으로 개조 중인 美 원정고속수송함] 


■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온 ‘AI 군단’의 시대, 이제 필요한 것은 빠르고 과감한 ‘선택’과 ‘실행’ 


[드론작전사령부 부대마크] 


우리 軍도 ‘거대 AI 군단’의 시대를 본격 준비 중입니다. 


지난 9월 1일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됐습니다. 드론을 주요 작전 수단으로 하는 ‘드론작전사령부’는 유사시 감시·정찰·타격을 비롯한 적 무인기와 핵·대량살상무기(WMD) 등 비대칭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방어·공격작전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정찰·타격·스텔스·드론킬러 드론 등을 신속하게 전력화할 예정입니다. 해군도 지난 9월 12일 개최된 ‘2023 Navy Sea Ghost 발전 콘포런스’에서 원격통제형, 반자율형을 거쳐 2028년에는 완전자율·반자율 결합 형태의 무인전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스마트구축함·무인전력지휘통제함에서 발진한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무인항공기 등 군집전력이 목표를 감시·정찰 혹은 타격하는 무기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완전자율 방식에서는 무인전력이 고도화된 AI와 방대한 빅데이터 학습으로 스스로 기동하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유인전력의 통제를 받게 됩니다.  


 거대한 ‘AI 로봇군단’, 바로 5년 후에 국내에서 일어날 현실이 된 셈입니다.   


2년 내에 대규모 무인 솔루션을 배치하겠다는 美 국방부의 ‘레플리케이터’ 프로젝트에서, 5년 후 완전자율 무인전력을 구축하겠다는 대한민국 軍의 ‘Navy Sea GHOST’에 이르기까지 거대 ‘AI 로봇군단’의 실현을 위한 과감한 도전의 여정이 본격화됐습니다. 新 개념의 무기체계를 만들고 배치하는 과정인만큼 개발, 생산, 검증에서 전력화에 이르는 全 획득 프로세스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도 모릅니다.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난관’도 예상됩니다.  


이러한 시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글의 앞머리에서 ‘압도적인 킬체인’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랜드연구소 등이 제안한 ‘분산’, ‘기만’, ‘연합’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필요한 ‘가치’를 한 가지 더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과감한 ‘선택’과 ‘실행’입니다.    


뉴노멀 시대를 맞이해 산업과 국가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혁신기술들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관 기관과 체계 업체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과감히 필요한 기술을 ‘선별’, ‘선택’하고, 새롭게 ‘통합’하며, 빠르게 ‘실행’하는 결단력과 용기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에 대한 냉철한 ‘분석’에 기반한 ‘자신감’과 ‘상상력’ 그리고 ‘실행력’이 차별화된 ‘핵심역량’이 되는 시대가 목전에 다가온 것입니다. 


최근 K-방산의 약진에 만족하지 말고, 글로벌 방산업계의 동향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 훈련에서 기동 중인 군집드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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