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끝나지 않는 서사
[짜장이냐 짬뽕이냐, 그 끝나지 않는 '서사']
짜장이냐, 짬뽕이냐, 중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화두입니다.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짜장면과 얼큰/개운한 짬뽕, 어느 한쪽도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오죽하면 한 번에 두 가지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짬짜면'이라는 메뉴가 나왔을까요.
하지만, 오늘처럼 많은 눈이 내린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는 역시 '뜨끈한 국물'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늦은 오전 눈 구경을 겸해 안양천을 걷고 또 걸어 광명역 앞에 자리 잡은 '초향각'을 찾았습니다. 오징어, 홍합 등 여러 해산물과 돼지고기에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채소가 한가득 들어 있는 짬뽕을 한 입 베어 무니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히고, 한겨울 매서운 강바람과 눈보라에 맞설 용기가 생깁니다. 여기에 바삭하면서도 달달한 탕수육을 곁들이니 하루를 시작하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문밖으로는 스산한 바람 소리가 가득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얼큰한 짬뽕이 함께 하니, 2023년의 마지막 한 주도 힘차게 보낼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날이 따듯해지면 짜장면이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여름날에는 축축하게 늘어진 육체를 달랠 짬뽕을 다시 한번 찾게 되겠지요. 아마, 짜장면과 짬뽕을 둘러싼 고민은, 적어도 제가 살아가는 세대에서는 끝나지 않고 이어질 것 같습니다. 물론, 즐겁게 고민할 수 있는 '선택지'가 감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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