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 없이 우려낸 담백하고 깊은 맛이 일품
['안양 정호식당 해물모둠찌개', 조미료 없이 우려낸 담백하고 깊은 맛이 일품]
추적추적 이슬비가 내리는 주말 저녁에는 해물탕이 제격. 안양일번가 댕리단길 초입에 위치한 '정호식당'을 찾았다. 남부시장에 자리잡고 있던 유서깊은 노포인데, 얼마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덕분에 매장 분위기는 깔끔하다. '해물모둠찌개' 단일메뉴이니 고민할 필요가 없는 점도 좋다.
정호식당은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천연양념장과 양지머리 육수로 우려낸 담백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전복, 낙지, 오징어, 새우, 소라, 곤이 등 부드럽게 씹히는 해산물에 아삭한 채소까지 푸짐하니 입이 즐거워진다. 우려낼수록 국물 맛이 깊어지는데, 소주 한 잔이 간절해진다. 현대 문명의 이기인 MSG 없이 이정도 얼큰한 맛을 구현한 내공이 대단하다. 하지만 특유의 '칼칼함'이 그리운 분들을 위해 원하는 분들은 조미료를 더해 주기도 하는 듯 하다.
전형적인 내륙 도시인 안양은 신기하게도 해물탕이 유명하다. 디지털 부산역사문화대전에 들어가면 '안양 해물탕'이라는 음식점이 올라 있다. 부산광역시가 2002년부터 지정하여 유지하고 있는 부산 향토 음식점 31곳 중 하나란다. 안양의 해물탕이 얼마나 맛있으면, 해물 요리의 1번지라 할 수 있는 부산까지 상호가 퍼졌을까 싶다. '양평해장국'이 전국을 제패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덕분에 우산을 들고 비가 내리는 호젓한 밤거리를 걸어, 맛있는 해물탕을 즐길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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