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와 0수

팔아버린 기억을 찾아서

by 방산톡톡

['영수와 0수', "팔아버린 기억을 찾아서"]

심한 기침에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감기 또는 독감에 걸린 모양이다. 오전 내내 사무실에서 끙끙 앓다가 병원 진료받고 결국 반차, 집으로 향헀다. 침대에 누워 첨단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변화무쌍한 감기는 어쩔 수 없구나라고 생각하며 '영수와 0수'를 읽었다.

모두가 고립되어 자살을 꿈꾸는 시대. 정부 정책에 따라 자살을 하면 가족 및 친지에게 패널티가 붙는다. 그것은 주6일 또는 주7일 일하는 것. 자살을 꿈꾸는 주인공은 자신이 사라져도 깜쪽같이 빈자리를 채울 복제인간을 만든다. 하지만 상황은 꼬이고 꼬여 죽기 위해 만들어 둔 나의 복제인간을 살려야만 하는 눈물겨운 투쟁의 서사가 펼쳐진다. 열쇠는 과학의 힘을 빌어 '팔아버린 기억들'.

이 책의 주제는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은 물론 기억 조작까지 가능해진 시대에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에 가깝다. 고도화된 과학기술은 결정론을 뒷받침한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운명론'. 그렇다면 사람은 본인의 의지로 선택을 한다. 합리적 이성, 고매한 희생, 우발적 충동, 사악한 탐욕, 어리석은 번뇌. 그 무엇이라도 좋다. 기계적 결정론과 합리적 예측을 벗어나 거침없이 나아가는 존재가 인간이니까.

'영수와 0수'는 탁월한 통찰과 따스한 유머와 해학이 깃든 좋은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AI의 무한 발전과 함께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인간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는 오늘날, 의미있늠 메시지가 담긴 책이기도 하다. 문장도 술술 읽히고 감정묘사도 뛰어나다. 일독을 권할 만하다.

#독서노트 #영수와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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