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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Aug 14. 2021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는 소설가의 진솔한 이야기들

아침저녁으로 풀벌레 소리가 진하게 들려오고, 더위도 살짝 꺾인 느낌이 드는 8월 중순 주말,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국내에도 두터운 독자층을 거느린 유명한 독자다. 나도 학생 시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노르웨이어 숲'(국내에서는 '상실의 숲'이라는 제목이 더 유명했다), '댄스 댄스 댄스' 등의 작품을 접하고 그에게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도 IQ84를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의 작품, 특히 책 속의 '문장'은 사람의 감수성을 살짝 울리는 느낌이 있다. '리듬감 있는 평이한 문장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난해한 스토리'는 20대에 접어든 대학생을 현혹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쿨한 척하지만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는 남녀가 만나 알 수 없는 독백을 나누다가 '운우지정'을 나누며, 역시 의미가 모호한 결말로 마무리되는 그의 소설들을 읽다 보면, 뭔가 이해는 되지 않지만 멋있어 보이는 해외의 고상하거나 독창적인 '음악'을 듣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나도 제법 '쿨한' 독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했으나, 또한 그에 대한 지식을 지나치게 과시하면 젠체하는 속물이 될 우려도 있으니, 적당한 거리감을 둘 필요도 있었다. 이른 바 학생 시절에도 그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열정적으로 논하다가도 마지막에는 "한편으로는 다소 과대평가된 거 아닌가?"라는 의문을 남기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곤 했다.

어쨌든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시대를 풍미한 작가인 것은 분명하다. 출간된 지 십수 년이 지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달리기를 통해 데뷔 30년을 맞이한 작가의 문학관과 인생관, 내적 성찰들에 대한 회고록이다. 

세계 각지에서 풀 마라톤과 100킬로 울트라 마라톤, 트라이애슬론 등에 쉼 없이 도전해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가방에는 언제나 러닝슈즈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소설 쓰기는 육체 노동이다'라고 생각한 작가는 체력과 집중력,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달리기를 선택했다. 그에게 달린다는 것은 삶과 함께 하는 동반자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또한 하늘의 날씨처럼 때로는 예상치 못한 실패와 좌절을 안겨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달리기를 계속한다. 마치 소설 쓰기처럼. 한 번의 경주로 달리기는 끝나지 않는다.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고, 그것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그럼에도 삶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창작활동처럼.

어쨌든, 저명한 작가가 쓴 글답게 쉬운 문장으로 가볍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회고록이다. 출간된 지 오래되기는 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나 달리기 혹은 수필집 등에 관심이 있다면 읽을 만한 책!

#독서노트 #달리기를말할때내가하고싶은이야기 #무라카미하루키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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