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일기>,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
우크라이나 전쟁과 삶을 상상해보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런 두려운 일을 말하며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는 책들이다. 전쟁 시작 후 7-10일 간 기간 그리고 해외로의 이주과정이 책 속에 있다.
<전쟁일기 >: 저자는 그림책 작가이다. 직업작가라 그런지 글이 명료한 절제감이 있다. 연필로 그린 그림도 그 상황을 이해하는 데 적절하다. 많은 것을 상세히 담지 않았지만, 간단한 글과 그림에서 '전쟁 중'에 쓴 일기라는 현실감을 갖게 한다. 감상이 배제된 이런 일기는 다큐멘터리와 같은 효과를 낳는다. 김하나 작가의 추천 글처럼 뉴스가 전하지 못하는 전쟁의 진실이 담겼다.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 : 저자는 열두살 소녀. 열두살 소녀의 글이라 보기에 지나치게 상세하다. 감성, 현실에 대한 표현이 어른스럽다. 편집자의 작업이 많이 가미된 듯하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이해하게 해준다. 비극에서도 감동은 있다. 특히 이웃,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이 그것이다.
우린 뉴스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처참하게 파괴된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데 뉴스에서 그들의 상황이 멀어지고 있다. 전쟁이 끝나서가 아니라, 지구촌 뉴스가 그렇듯 전쟁이란 위기의 상황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 두책은 전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생존자들의 일기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중 해외로 피신할 수 있었던, 그리고 타지에서 무사히 정착할 수 있었던 난민의 기록이다. 이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겪은 고통을 아직도 껶고 있다. 더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생존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으면 이 책에서 전하는 저자들이 경험한 고초, 무게가 더욱 확장되고 힘겹게 다가온다.
전쟁이 가져다 주는 고통, 이별의 생생한 전달 외에 이 책은 이웃의 도움, 지원, 연대의 따뜻함을 전한다. 전쟁 중에서, 자신의 조국을 떠나는 과정에서도 우크라이나 사람들 사이의 친절과 정이 놀랍다. 전쟁이란 혼란 속에서 그런 인간성을 간직하다니. 전쟁이란 아귀다툼이란 표현이 있지 않은가. 이런 전쟁중이란 바로 각자도생의 아귀다툼적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하지만 책 속에서 이웃은 달랐다. 서로 또다른 가족으로 챙겨주는 모습이 보인다.
또힌 이웃 나라가 보여주는 친절, 연대가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각자도생, 피터지는 경쟁 세상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이런 연대, 지원이 환상적세상의 일인 듯하다. 이들의 모습을 읽으며 우리나라는 어떨까 싶다. 근래의 경험이 있다.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에 대해서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졌었다. 그런데 그들은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일 뿐이다. 그들은 특별기여자라는 자격을 가지고, 탈레반의 점령 이후 탈출한 숫자, 한국정부가 수송한 일정 정도에 한정되었다.
전쟁으르부터 자유롭지 못한 곳, 휴전중인 한반도의 시민으로서 이런 일이 우리의 이야기일 수있다는 두려움이 함께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시작 전에도 전쟁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있었다한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될지 몰랐다는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 상황이 아닐까싶다. 한반도 전쟁에 대비한 훈련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국방 차원의 일상과 먼 이슈처럼 들린다. 우리의 생활은 너무나 태평하다.
이 책들을 읽은 후 전쟁의 공포감을 조성하여 전쟁을 대비하자는 식으로 읽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평화에 대한 고민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평화를 위한 전쟁 대비가 아니라. 평화를 준비하고 지키는 것은 그 자체 평화여야 한다. 아인슈타인의 의식이 지금 필요하다.
"군비 축소 없이 평화는 없다. 신뢰 없이 군비 축소는 없다. 상호 효과적인 경제 교류 없이 신뢰는 없다."(1949, 아인슈타인) -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