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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adtripper Jun 14. 2021

피카소 흔적이 남은 도시, 게르니카를 떠나는 아침.

#북쪽길 Day8.


페이스북이 소환해주는 히스토리 덕에 요샌 아침마다 북쪽길을 반추합니다.



북쪽길에서 8일째 되던 날 아침 기록입니다.

포르투갈길을 빡세게 걸은 뒤 쉬지 않고 북쪽길을 시작한 터라
처음부터 뒤꿈치 통증으로 걷기 힘들었고
특히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선 뒤꿈치를 제대로 딛기 힘들만큼 아파서
스틱에 몸을 의지하고 발을 끌다시피 이동해야했어요.

하루 전날.
게르니카로 들어오던 길에도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데다가
때는 6월 중순.
이미 끓어오르기 시작하는 더위에 정신 못 차리며 터벅터벅 걷다가
정말로 그만 걷고, 남은 기간은 여행이나 할까,,, 하던 차에



이 친구를 만났어요.

네덜란드 자기 집에서부터 걸어 프랑스를 통과하고,
프랑스-스페인 간 국경을 건너

#이룬 Irun에서부터 북쪽길을 시작한 Marjolein.


남편 같은 남친과 둘이 함께 걷는데

바이킹의 후예들 아니랄까봐 정말 잘 걷는 이 친구들.

몇 걸음 앞서 걸으면 내가 그 뒤를 걷고,
너무 처진다 싶으면 괜히 저렇게 멈춰 서서 시간을 벌어주며
또 함께 걷다가


온갖 작은 마을을 들고 나며 산을 오르락내리락...


나중엔 게르니카에 함께 입성하고, 각자 숙소로 흩어졌어요.


그 뒤에도 2-3일에 한번씩,
특히 걷다가 너무 힘들어 순례를 포기할까 싶으면 꼭 이 커플이 나타나 함께 걸었고,
몇 번은 순례 후 도시를 구경하는데 누가 이름을 불러 돌아보면 이 커플.


결국 북쪽길 완주하고 산티아고에 닿았을 때,
마지막으로 식사하고 헤어진 사람들도 이 커플이었고
지금도 수시로 와츠앱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코로나만 풀리면 만나자고,
다시 함께 까미노를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즐거운 여행 상상을 나누는 현실 친구가 되었습니다. ㅋ


그리고 다음 날.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고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무겁게 내려앉아 있는데 그 컴컴한 도시가 또 왜그리 낭만적이던지.


발은 아프고,

도시는 예쁘고,

걷기 싫어 미적거리며 동네를 배회하다가 아침부터 까페에서 끄적인 내용이 소환된 겁니다.

스페인 북부 작은 산골 마을, #게르니카 에 폭격이 쏟아진 그날의 기록을 담은 전시관.


게르니카의 참상을 담은 피카소 그림.
생각보다 실제 사이즈가 거대해서 놀랐어요.


*

그림...이 아니고 조각이라고 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어 검색했더니

유성페인트로 그린 그림이라고 나오네요 ;




게르니카의 그림이 있는 골목 바로 앞, 까페에서 #삔초 로 아침식사.




게르니카는 북쪽길이 시작되는 #바스크  지역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게르니카로 들어설 때도, 나갈 때도 산을 넘습니다.


북쪽길은,

특히 바스크 지역은 #1일1등산 이 디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북쪽길을 준비하신다면 미리 꾸준히 걸으며 신발을 길들이고,

가능하다면 경사가 있는 지형에 미리 익숙해지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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