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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adtripper Apr 20. 2019

(다시) 순례를 준비하는 마음

#포르투갈순례길 0.

'순례를 준비하는 마음'이라니.

제목을 쓰고 보니 뭔가 비장한 다짐 내지 각오를 해야할 것 같지만 그런 내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순례길은 일생에 한번이겠지'

오래 기억될 만한, 하지만 단발적으로 끝날 일이려니 하며 제대로 준비도 않은 채 덜컥 길 위에 오른 게 4년 전인데, 4년이 지난 올해 두번째 순례를 떠납니다.


2015년엔 #생장피에드포르 에서 시작해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까지 780km 프랑스길, #카미노프란세스 를 걸었고

올해엔 #포르투갈 을 길게 횡단해 역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에 닿는 #포르투갈순례길 #카미노포르투게스 Camino Portugues를 걷습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송중인 #스페인하숙 이나 작년 #지오디 가 걸었던 #같이걸을까 등은 모두 카미노프랑스길 이었어요.)


포르투갈 순례길

#포르투갈순례길은 #포르투갈 #리스본 에서 시작합니다.

#코임브라 #포르토 등을 거쳐 북쪽으로 향하다가 포르투갈과 스페인 국경을 지나는 총 640km 구간입니다.


사실 포르투갈 순례길은 여러 갈래인데요.

제가 걸을, 위에 언급한 구간은 #센트럴루트 이고 서쪽 해안선을 따라 걷는 #코스탈루트 ,

그외 포르투갈 대표적인 성지인 #파티마 나 #브라가 를 지날 수도 있습니다.

리스본보다 더 아래에 있는 포르투갈 남쪽 끝에서부터 걷기 시작하는 사람도 있구요.


이번엔 일정을 다소 넉넉하게 잡은 터라

이리저리 가야지 대충 정리해두었다가 다시 계획을 엎었어요.  현지에 가서 걸어보고 이후 일정을 정하는 걸루요.



반성합니다.

정말이예요, 반성합니다.

초심? 이란 게 제게도 없었던 거죠.


4년 전 카미노를 걸은 이후 길이 너무 익숙했던 겁니다.

누군가 순례길에 대해 이런저러한 것들을 물어오거나

강의를 하면서도 아주 쉽게 이야기했어요.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이미 겪은 일이라 정말 쉽게만 느껴졌거든요.


그러다 다시 새 구간을 걷는 카미노를 준비하다보니

모든 게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하더군요.

물론 첫 카미오 때와는 일정이 다르고, 계절이 다르고, 선지식을 갖고 있고... 등등의 이유가 작동했어요.

알아서 힘이 되었지만 모르는 게 약이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순례는 여행과 다르잖아요.

며칠 가볍게 떠났다 돌아오는 게 아니예요.

1개월, 2개월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어깨와 등, 허리에 짊어지고 먼 길을 걸어야 합니다.


다만 무게나 거리의 문제만도 아녜요.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 뜨신 방바닥에 배깔고 엎드려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뒹굴거리다 고소하고 바삭한 부침개나 딱 부쳐먹으면 좋을 그럴 때...

씩씩하게 침낭 걷고 일어나 판초까지 뒤집어쓴 채 또 달팽이마냥 이고지고 젖은 빗길을 걸어야 합니다.


에어컨 아래에 딱 달라붙었음 싶은 날, 이글거리는 스페인의 태양을 머리에 얹고 자동 건식사우나각이기도 하죠.


익숙한 따뜻함, 편함, 온기, 쾌적함, 시원함 등을 분분히 떨치고, 집채만한 배낭을 짊어진 채 거리로 나서는 일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이 느낌, 기분을 가급적 잊지 않고 기억하다가

훗날 다시 이야기할 자리가 있다면 좀더 감정이입해 진정성 있게, 얘기해드릴게요 :)



#순례배낭꾸리기

벌써 한달 전부터 배낭과 침낭, 그외 필요하다 싶은 것들을 꺼낻 었다가 어제 드디어 제대로 배낭을 꾸려보기 시작했어요.


#순례준비물 #1차패킹

1차 배낭을 정리하는 작업중에 처음 꺼내둔 옷가지에서 두 세가지를 배제했고, 데일리 코스메틱 몇 가지와 약, 여성용품 등은 제외된 상태입니다.


이렇게 무게를 달았더니 12kg 가량.

지쟈스... 무겁습니다.

10kg, 그 이하가 적당할 것 같아요.


가방 단출하게 꾸리는 외국인 중엔 6-8kg 맞추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그리하여 좀 줄여야지 했습니다.


장고 끝에 몇가지를 줄인 #순례준비물 #2차패킹

확실히 몇 가지가 줄었죠?

셔츠 하나, 바지 하나, 신발 하나, 클렌징폼 120ml, 달리치약 등을 빼내고 작은 샘플로 대체했습니다.

약, 책, 화장품, 마스크트, 여성용품은 여전히 사진에선 빠진 상태이고 다 재보니 9kg 가량 되더군요.


이쯤에서 맘을 접었습니다.

화장품, 여성용품, 마스크시트, 약 등은 날이 갈수록 줄 수 밖에 없으니 무게와 부피도 함께 줄겠지 위안하는 상태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오전,

가방 터질듯 꽉꽉 채워 집을 나섰고, 현재 공항철도로 공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공항오는 길, 포스팅을 끝내지 못해 좌석에 앉아 이어씁니다.

아껴둔 마일리지 탈탈 털어 루프트한자 비즈니스 했더니 모처럼 여유 있어요.

마음까지 넉넉해진 듯도 하구요.


자주가 아닐 수도 있고, 매일 일수도 있어요.

아직 한국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산티아고포르투갈길 #카미노포르투게스 이 대한 얘기 가끔 올릴게요.


Buen viaj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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