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의 시대, 잊혀지는 노동의 노래

Forty Hour Week (For a Livin') - Alabama

by 로디 폴

그야말로 기업가의 전성시대다. 얼마 전, 세계적인 테크기업 CEO가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과 어울려 치맥을 즐기는 장면이 대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요즘은 기업인과 그 가족의 삶이 한 편의 미담처럼 소개되는 언론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천문학적 자산을 보유한 일부 테크기업 창업자에게는 과거 ‘록스타’ 못지않은 후광마저 따라다닌다. 그만큼 기업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호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대중은 이제 기업가를 그저 ‘돈 버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고 책임질 리더’로 바라보는 듯하다. 정치와 기존 시스템이 풀어내지 못하는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구세주로 말이다. 나아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흐르는 그들의 화려한 삶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엄청난 부를 쌓아 올린 그들의 서사에 기꺼이 자신의 욕망을 투영한다.


물론 대중의 기대와 선망을 누린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그들이 정말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줄 구세주가 될지 나로서는 알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의 세태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성공한 기업가와 창업자를 비추는 화려한 조명의 이면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 노동의 그림자가 눈에 밟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노동을 통해 살아가지만, 정작 노동의 의미와 희망을 얘기하는 목소리는 점점 사라져간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시선은 노동의 풍경 대신 창업과 투자의 신화로 쏠리고, 노동의 풍경은 그 화려한 성공담의 배경으로 전락했다. 한때 세상을 움직이고 떠받치던 자부심의 언어인 노동이 어느 순간 무기력과 낙오의 언어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평범한 노동과 소박한 일상에 시선이 머무는 노래 한 곡을 떠올려 본다. 바로 알라바마(Alabama)의 <Forty Hour Week (For a Livin')>이다. 이 노래는 1985년 발표된 스튜디오 앨범 <40-Hour Week>에 실린 곡으로, 제목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 주 40시간을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노래다.


밴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알라바마(Alabama / 미국의 남부 주 이름)는 미국 남부의 문화와 정서를 바탕으로 활동해 온 컨트리 밴드다. 당연히 이들의 노래는 화려함이나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남부의 삶, 가족, 노동, 공동체 같은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꾸준히 노래해 왔다. 그렇다고 이들을 그저 그런 평범한 밴드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장르의 특성상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이들은 컨트리 음악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이자 컨트리 음악계를 뒤흔든 선구자로 평가된다.


<Forty Hour Week (For a Livin')>는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 노동자, 피츠버그의 철강 노동자, 캔사스의 농부, 웨스트 버지니아의 탄광 노동자를 비롯하여 우체부, 트럭 기사, 웨이트리스, 소방관, 경찰, 기계공 등 곳곳에서 땀 흘려 일하며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평범한 노동자를 하나하나 호명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비록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않지만 “무대 뒤에서 일하는 모두”이자 세상을 실제로 움직이는 노동에 대한 따듯한 헌사로서 말이다.


사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 편의 공익 광고가 연상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노래의 배경에는 1980년대 미국 사회의 노동 현실과 애국 담론이 깊게 깔려있다. 제조업의 쇠퇴와 산업 구조 변화로 위기를 맞은 레이건(Ronald Reagan) 시대, 계급 갈등을 대신할 담론의 자리를 메운 서사가 “미국을 지탱하는 평범하게 일하는 사람들(Working Americans)”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노래 <Forty Hour Week (For a Livin')>을 미워할 이유도 없다. 물론 노동이 끊임없이 위축되고, 외면받는 현실에서 “우리의 노동이 일궈낸 결실이 임금보다 훨씬 값지다며 이제는 그 노고를 알아줘야 한다”는 메시지는 다소 순진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가 들려주는 단순한 사실 즉, 세상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성실한 하루라는 것만큼은 부정하기 힘들다.


화려한 성공 신화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시대일수록, 조용히 자신의 일을 반복하며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잊혀지기 쉽다. 그러나 기업가의 비전과 혁신이 미래를 열어젖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그 미래를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 또한 누군가의 노동이다.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이런 노래 한 곡이 필요해지는 이유가.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가 작동하도록 하루를 버텨내는 평범한 노동이야말로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의 바닥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이다.


https://youtu.be/S-G2J3RzURA

"Forty Hour Week (For A Livin')"


There are people in this country

Who work hard every day

Not for fame or fortune do they strive

But the fruits of their labor

Are worth more than their pay

And it's time a few of them were recognized.


Hello Detroit auto workers,

Let me thank you for your time

You work a forty hour week for a livin',

Just to send it on down the line

Hello Pittsburgh steel mill workers,

Let me thank you for your time

You work a forty hour week for a livin',

Just to send it on down the line.


This is for the one who swings the hammer,

Driving home the nail

Or the one behind the counter,

Ringing up the sale

Or the one who fights the fires,

The one who brings the mail

For everyone who works behind the scenes.


You can see them every morning

In the factories and the fields

In the city streets and the quiet country towns

Working together like spokes inside a wheel

They keep this country turning around.


Hello Kansas wheat field farmer,

Let me thank you for your time

You work a forty hour week for a livin',

Just to send it on down the line

Hello West Virginia coal miner,

Let me thank you for your time

You work a forty hour week for a livin',

Just to send it on down the line.


This is for the one who drives the big rig,

Up and down the road

Or the one out in the warehouse,

Bringing in the load

Or the waitress, the mechanic,

The policeman on patrol

For everyone who works behind the scenes.


With a spirit you can't replace with no machine

Hello America, let me thank you for your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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