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 편과 함께
Ordinary 평범한, 일상적인, 보통의
사전을 몇 번이나 다시 보았는데
동네의 냄새는 지극히도 평범해서 기억나지 않았다
입 안에는 달콤한 포도 사탕이
다정했다 사탕가게의
냄새는 꿈만 같아서
안경을 닦지 않아서 눈앞이 뿌옇던 날에도
그 동네는 훤히 보였다
온갖 낡은 것들은 눈에 익었고
그 사이에는 다정한 사탕가게가
간판의 불을 켜는
이질적인 오후
> 오후의 불빛이 켜지자 낡은 풍경들이 하나씩 살아났다.
사탕 가게의 덜컹거리는 간판,
그날의 공기까지 다시 손끝으로 만져지는 것 같았다.
기억 속의 오후는 늘 이질적이면서도 다정하다.
유성우가 검은 강처럼 흐르던 밤이었지
유리컵을 깨 버렸고
실수가 아니었는지도 몰라
알 수 없는 일 투성이인 하루
유리컵 조각 빛이 거실등을 받아 먹고 산란한다
그게 꼭 검은 강의 물고기 알 같아서
잘 자라라고 치우지 않았다
그걸 밟고 피를 흘리는 밤
내 피를 마시고 자라는 血漁
> 빛과 피가 뒤섞인 밤이었다.
파편들은 차갑게 빛나며 내 발밑을 가득 메웠고,
그 위에서만 시작할 수 있는 어떤 삶이 있을 것 같았다.
아프면서도 치우지 않고, 끝내 밤새 지켜보았다.
낯선 골목 끝에서
발자국 소리, 잔향은 흩어지고
유리창을 두드리기 시작하는 빗소리에
아직 닫히지 않은 밤을 찾는다
낮부터 비가 쏟아질 것 같았기에
낮에게는 그만한 용건이 있었기에
닫지 않고 온 마음을 끌어안고
낯선 그림자 속을 허겁지겁 헤매었다
닫히지 않은 밤의 틈으로 스며든 바람이
심장 깊숙이 떨림을 남겼다
> 빗소리가 그치고 나서도 밤은 쉽게 닫히지 않았다.
바람이 스며든 자리에서 심장이 오래 떨렸다.
나는 그 떨림이 사라질 때까지 골목을 서성였고,
그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