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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레테 Feb 16. 2021

지출을 줄이면 10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통해 배우는 절약 비법- 1. 통신비 줄이기


연초라 그런지 업무가 겹치면서 회사일에 다시 파묻히기 시작했다. 가급적 야근을 하지 않고 칼퇴를 하자는 게 내 원칙이지만 회사일이라는 게 그렇게 녹록지 않다. 막상 일이 몰리기 시작하면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근무하는 것은 물론이요, 평일 저녁도 온전하게 보장받기 힘들다. 설날 연휴도 딱 하루 빼고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이게 쉬는 건지 아니면 일을 하는 건지 도무지 분간이 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이 파이프라인을 굴리면서 바지런히 돈을 버는 일 또한 제법 녹록지 않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길고 길었던 가전 할부를 비롯한 잡스러운 할부가 끝나고, 올해 1월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돈 관리를 시작했다. 2021년 1월의 첫 결산 표는? 무려 전월대비 100만 원 절약. 심지어 남편과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50만 원이 넘는 거금의 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룬 쾌거이다.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한 절감액인지라 맞게 계산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이나 계산기를 두들겨댔는지 모르겠다. 맞다. 어쩌면 현실에 치이는 직장인에게 가장 쉬운 것은 더 많이 버는 것(Double income)보다 먼저 내 손에 쥐어진 돈을 제대로 절약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절약의 중요성은 앞선 포스팅을 통해서 여러 차례 강조했던 내용이다. 최저임금 8,720원의 시대에서 100만 원을 벌러면 정확히 115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그래야 내 손에 쥐어지는 돈이 1,002,800원이다. 맙소사. 115시간이라니. 근로로 계산한 나의 노동력은 생각보다 비싸지만 저렴했고, 자본으로 얻어진 수익은 생각보다 저렴하면서도 비싸다. 이 아이러니함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역설이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라는 책은 시대를 불문하고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초등학교 권장도서로 손꼽히는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 나이가 들면서 읽을수록 늘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책이다. 특히 모모에서 등장하는 대사는 내가 갈림길에 막혀 답답하거나, 목표를 위해 달려가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 우리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절약하자. 무작정 줄여보자,라고 계획을 세우면 그 계획은 오래 성취하기도 어렵고 달성하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줄여야 할까? 무조건 옷도 사 입지 말고 먹는 것도 먹지 말까? 그렇게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히고 눈앞이 아득해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한 사람들을 위해, 모모에서 나오는 내용을 빌려보고자 한다:




"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면 서두르게 돼.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턱턱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그리고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한꺼번에 전체 도로를 생각해서는 안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일만 생각하는 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 한걸음 한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게 중요한 거야."




책 <모모>가 말해주는 내용은 간단하다. 내 발밑에 있는 것부터 비질을 하라고. 눈앞에 보이는 큰 덩어리부터 해치우는 것이다. 우리가 쉽게 해치울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면 생각보다 돈을 줄이는 건 그렇게 크게 어렵고 짜증 나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절약할 수 있을까?

절약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매달 크게 크게 내 주머니를 털어가는 항목부터 차근차근 점검하는 것이다. 한꺼번에 100만 원을 줄이겠다!라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핸드폰비를 이번 달에는 줄여봐야겠어 - 혹은 식비를 10만 원만 줄여볼까?라는 작은 목표가 훨씬 현실적이고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이번 달에는 관리비 줄이기, 다음 달에는 핸드폰 줄이기.. 


차근차근 눈앞을 비질하기 시작하면 깨끗해진 길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모모처럼.




먼저, 현대사회에 있어 필수품인 스마트폰 비용을 절약하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체크리스트처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자신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있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첫 번째,
통신비/인터넷 요금 줄여보기


자취를 하거나 결혼해서 분가를 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핸드폰 요금을 단독적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경우에 따라서 인터넷/TV요금제와 결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의 설치된 통신사의 전용 고객센터 앱에 접속해보자. 최소 6개월치의 고지서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고지서를 통해 대략적으로 한 달 동안 평균 통화를 얼마 하고, 문자를 얼마나 쓰고,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알뜰요금제로 유명한 우체국 알뜰요금제: https://www.epost.go.kr/comm.alddl.noticeList.comm


알뜰 요금제 활용해볼까?


요즘 유행하는 알뜰요금제*도 통신사에서 이용하는 요금제의 반값에 문자와 인터넷을 현 품질 저하 없이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는 이동통신사의 연결망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알뜰 요금제도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개인정보에 취약하고, 소규모이다 보니 별도의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을 분실하게 될 경우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핸드폰을 습득하여 해외전화를 이용하였고 200만 원이 넘는 전화비가 청구되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기 요금제를 쓰면 비정상적인 이용패턴이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차단하지만 상대적으로 알뜰요금제는 이러한 점이 취약한 부분도 있다. 따라서 이런 Risk는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ㅡ*알뜰요금제란? 

약정이 끝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알뜰폰을 사용하는 경우 가입 가능한 요금제로,

3사(SKT, KT, LG)의 통신망을 활용해서 제 3자 업체가 제공하는 요금제 서비스를 의미한다.

제한된 용량의 문자/전화/인터넷을 제공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학생이나 요금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요금제다.



선택요금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참고로 필자의 경우 업무상 보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알뜰 요금제 대신 '선택 요금제'를 활용해서 기존 대비 이용요금을 30% 넘게 절감했다. 나는 문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주로 앱을 활용한 콜 컨퍼런스와 전화 등을 만이 활용하는 편인지라 데이터와 전화 사용량을 보장해주는 요금제를 조합해서 가입했다. 내가 사용하는 문자는 전부 추가 요금으로 청구되지만, 아무리 많아봐야 2천 원을 넘기지 않는다. 일전 요금제는 문자 무제한까지 포함된 요금제라 최소 1만 2천원 이상 더 비쌌는데, 무려 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더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나의 사용 패턴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6개월/1년 단위로 한 번씩 요금제 조정이 필요한지 점검해본다. 부모님과 다시 합가를 하게 되어서 전화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던지, 형제자매와 같이 살게 되면서 인터넷 결합상품을 해지했다는 등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나의 사용 패턴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확인해서 그때그때 맞는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인터넷/TV 상품과 결합해서 사용하는 경우 일정 금액 이상의 요금제를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약정이 걸려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위약금을 물더라도 요금제를 변경해서 절약하는 금액이 더 큰지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2년 이상 사용했다면
25% 선택 약정은 꼭 챙기세요!


LG U+ 고객센터에 설명되어 있는 선택약정할인제도


스마트폰을 2년 이상 사용했다면 선택 약정할인으로 25%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할인 적용기간은 보통 12개월이나 24개월을 선택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을 바꿀 시기를 감안해서 원하는 기간만큼 재신청을 하면 된다.만일 스마트폰을 바꿀 계획이면 약정할인을 받지 않고 지원금을 받고 기기변경도 가능하니 본인이 이용하는 통신사의 고객센터를 통해 꼭 확인해보자.


이 할인제도는 통신사에서 25%의 금액을 할인해주는 대신 자신의 통신사를 오래 이용하도록 고객을 묶어두는 전략으로 이해하면 쉽다. 금액을 할인해주는 대신, 약속한 기간(1년 or 2년)동안은 자신의 통신사를 이용해달라는거다. 그렇다면 중간에 약정을 해지하게 되면? 할인된 금액을 모두 토해야 하니 이 점은 참고해야 한다.


보통 선택 약정 안내 문자는 유심을 개통한 달에 온다. 

그 달에만 가입할 수 있으니 잊어먹지 말고 꼭 챙기면 좋다.


참고로 1년을 선택하나 2년을 선택하나 할인되는 금액은 똑같으니 1년 주기로 가입하는 것을 권장한다.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파손되어서 본의아니게 통신사를 옮기거나 스마트폰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번거롭더라도 1년단위로 약정에 가입하는 것을 권장한다.




스마트폰 약정할부는 빨리 갚는 게 좋아요


스마트폰 약정할부 이율이 엄청나게 높은 건 재테크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나는 약정할부가 없는데? 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독자가 있다면 본인의 통신사 고객센터에 들어가서 위약금조회를 하면 된다. 보통 스마트폰은 200만원에 가까운 고가이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약정기간(24개월)에 월 할부의 개념을 얹어서 유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매달 3만원의 할부가 나가는데 이자가 2천원밖에 안되어요. 근데 이건 신용카드 30만원짜리 새로 만드셔서 쓰시면 이자가 면제되어요. 어디서 많이 듣던 래파토리가 아닌가? 약정기간만큼 나눈 할부이자가 2,3천원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기기 원금대비 약정기간동안 총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보통 12개월 기준으로 할부이자는 최소 6~7% 이상인 경우가 많다.


이 저금리 시대에, "스마트폰을 사기위해 7%의 이자를 물면서 24개월동안 갚으라"고 하면 어느 누구도 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진실은 광고와 마케팅, 약정과 신용카드 사용이라는 현란한 마케팅속에 숨겨저 사람들이 쉽게 현혹한다. 가능한 한 빨리 갚는 게  10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팁이니 꼭 확인해보자. 


단, 통신비 할인카드를 24개월, 36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경우에는 할부를 모두 갚지 않고, 할부 원금을 100원 미만으로 남기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카드 할부는 살아있으면서 이자는 안 나가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통장자동이체등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니 가능한 할부는 빨리 갚아버리는게 정신건강에 매우 이롭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비용을 줄여보자.

단돈 몇천원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벌써 절약의 첫걸음은 충분히 내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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