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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레테 Feb 18. 2021

사랑이 떠나가도 밥만 잘 먹더라

절약 방법 2.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식비 줄이기


사랑이 떠나가도  

가슴에 멍이 들어도 한 순간뿐이더라 

밥만 잘 먹더라 죽는 것도 아니더라 


눈물은 묻어둬라 

당분간은 일만 하자 

죽을 만큼 사랑한 

그녀를 알았단 그 사실에 감사하자


밥만 잘 먹더라/이창민&이현



풋풋했던 20대 시절, 당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가사 한번 참 잘 지은 노래다.

밥심의 민족, 배달의 민족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웬만하면 밥을 거르지 않는다. 심지어 흔한 인사치레도 '다음에 한번 밥 한번 하시죠'라는 밥 인사로 끝내는 게 우리 민족이 아닌가. '개도 밥 먹을 때는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우리나라처럼 식(食) 문화를 존중하는 민족은 지구 상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헤어질 때도 밥은 열심히 챙겨 먹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 버는 돈의 최소 70% 이상은 식비로 지출된다 하더라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는 먹는데 돈을 쓰는 것에 관대한 편이다. 아마 6.25 전쟁을 겪었던 기성세대의 사고방식, -밥이라도 든든히 먹어야 힘든 삶을 견뎌낼 수 있다는- 강박 관념도 한 몫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가계부를 관리하면서 식비를 줄이자는 말을 언급하면  불편하고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다면 식비는 줄여서는 안 되는 신성불가침의 항목인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덜 부담스럽게 식비를 줄일 수 있을까?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식비를 줄일 수 있는 세가지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제로 페이로 식비 10% 할인받기


정부에서 도입한 제로 페이 시스템에 대해 한번쯤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로 페이란 무엇일까? 먼저 제로 페이란, 우리나라 정부가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만든 간편 결제 시스템이다. 바코드를 통해서 결제 가능하며, 흔히 가계의 계산대 앞에 붙어있는 이런 문구를 한 번쯤 본 적은 있었을 것이다.



처음 제로 페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제로 페이 가맹점이 많이 없고 사용방법이 쉽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도가 정착화됨에 따라 가맹점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앱 중에서 "비플제로페이"라는 앱을 설치하면 지역상품권과 제로 페이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으니 이 앱을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플제로페이 앱 화면 중 일부.


앱을 설치하면, 이렇게 각 지역별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경우 '서울사랑 상품권' 메뉴를 통해 각 자치구 혹은 서울사랑 상품권을 구매해서 사용해도 되며, 지역사랑 상품권은 해당 지역에 방문하거나 여행가서 음식점을 이용할 때 활용하면 매우 좋다.


예를 들어서 속초에서 맛있는 대게를 먹고 계산하려 보니 이 음식점은 제로 페이 가맹점이다.

그럼 간단하다. 앱을 눌러서 강원사랑 상품권을 필요한 금액만큼 결제하면 된다. 내가 10만 원어치 음식을 먹었으면 실제로 상품권은 10% 할인이 적용되어 9만 원에 결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떤 신용카드도 10%의 식비를 절약해주는 마법을 부리지 못한다. 제로 페이는 각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선물을 살 때도 매우 쏠쏠한데, 설사 금액이 남는다 하더라도 남은 금액은 다시 환불받을 수 있으니 걱정 말고 구매하면 된다:)


물론, 제로 페이 가맹점이 아닌 대형 체인 음식점은 제로 페이 결제가 불가능하다. 애초부터 소상공인을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로 페이를 잘 활용하면, 동네 슈퍼마켓에서 식자재를 구매하는 식비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국내의 어느 지역을 들리더라도 최소한 10%의 식비를 할인받을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다니는 셈이니 한 번쯤 꼭 앱을 사용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 비플제로페이 설치하는 방법은 아래 링크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augustblue74/222247986315


두 번째, 식비 전용카드를 정하고 예산을 부여하자!


이번에는 식비 자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보자.

식비 자체를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용 결제 카드를 선정해서 그 카드로만 식비를 긁는 것이다. 결제수단을 일원화하면 관리도 용이하고, 내가 얼마큼 쓸 수 있는지 가늠하기 매우 편리하다.

 

카드 종류와 그에 맞춰 예산을 설정하는 자세한 내용은 하단 브런치 글을 참고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 MG카카오페이 체크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생각보다 쿠팡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식자재로 장을 보는 카드(특히 쿠팡 한정)로 15만 원은 해당 체크카드를 통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MG카카오카드로 쿠팡을 구매하면 최대 10%의 할인(1만원 한도/ 30만원 이상 결제시)을 누릴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주단위로 필요한 식자재는 쿠팡을 통해 결제한다. 그 외에 제휴카드 할인이나 제로 페이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 음식점 등이나 간식비는 모두 이 카드로 결제해서 30만원의 한도를 채운다.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면 지출을 통제하는 데 훨씬 용이해진다.


식비는 전체 변동비의 00%를 써야 한다는 식으로 정해진 룰이 없다. 그러나 본인이 3개월 동안 쓴 식비 평균금액에서 10%씩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또한 분가 후 관리하지 않고 돈을 쓰면 식비가 100만 원을 훌떡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매달 5~10%씩 줄여보고 더 이상 줄이는 게 어려운 한계에 부딪히면, 그 정도 수준에서 식비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본인의 한계를 가늠해보면 좋다.



세 번째, 냉장고 파먹기와 도시락


냉장고 파먹기는 이전의 브런치에서 언급한 재고정리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부분이다. 냉장고 파먹기는 직접 자취를 하거나 분가하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한데, 본인의 냉장고에 어떤 식자재가 있는지 먼저 재고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아있는 재료를 가지고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사골국물이 남아있다면, 냉동실에 남은 떡을 넣어서 떡국을 끓여먹고, 또 남은 국물로는 김치찌개를 끓이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애호박이 남아있으면 하루는 된장찌개를 끓일 때, 하루는 수제비를 해 먹을 때, 나머지 반개는 애호박 무침을 해 먹는 식으로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다.


필자는 한 달에 한 번씩 냉장고 재고를 칸별로 작성하고, 그에 맞춰서 매주 메인 메뉴를 정한다. 이때 음식을 소진하는 1순위는 바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자재부터 소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먹다 남은 봉골레 소스는 상하기 쉬우니 냉장고에 있는 고기와 뇨끼를 활용해서 봉골레 뇨끼를 만들어 먹거나, 대량 할인해서 산 토마토는 주로 샐러드에 넣거나 스튜를 끓여먹고, 남은 토마토는 절임으로 해 먹는 식으로 활용한다. 또한 메뉴를 구성하다 보면 부족한 식자재는 포스트잇에 별도로 적어서 나중에 장을 볼 때 활용한다. 부족한 식자재를 미리 메모해놓으면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고 계획적으로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다.


※ 냉장고의 재고를 정리하는 방법은 하단 브런치를 참고하면 된다.

https://brunch.co.kr/@jjaugust/10



필자는 식비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회사에서 먹는 아침은 도시락을 싸서 간다. 보통 격주에 한 번씩 팩으로 포장된 양배추 샐러드를 쿠팡에서 구매하고, 샐러드에 곁들인 닭가슴살은 대용량으로 구매해서 매주마다 삶아서 넣곤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냉동과일을 넣을 때도 있고, 브로콜리나 파프리카 등 그때그때 저렴한 식자재를 미리 구매해두었다가 전날 밤에 잘 손질해놓는다. 


때론 샐러드가 질리면 남은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거나 간단하게 비빔밥을 만들어서 가져간다. 간편하게 그릇 하나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핵심인데, 설거지거리를 줄일 수 있고 회사에 들고 다니는 짐이 간편해지기 때문이다.


매일 4천 원씩만 절약하더라도 근무일 25일을 계산해보면 거의 1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는 큰돈이다. 티클 모아 태산이다. 물론 아이를 키우거나 도시락을 싸기 여의치 않는 경우,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도시락을 쌓는 것부터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예 안된다고 지레짐작하며 포기하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시도했을 때 그 부수적 효과는 생각보다 쏠쏠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먹는데 궁상을 떨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

양보다는 질적으로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을 선호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라이프 스타일과 별개로 밥을 먹는데 내가 얼만큼의 돈을 쓰는지는 반드시 한 번쯤 점검하고 넘어가야 할 항목이다. 

절제가 동반되지 않는 식습관은 폭식과 탐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먹는 일에 있어서 항상 죄를 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은 반드시 존재의 죽음을 담보로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성하면서 비건운동이 부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따라서 밥을 먹는 일은 생각보다 즐겁지 않고 오히려 무겁고 괴로운 일일수도 있다. 인간의 7대 죄악 중 하나로 폭식(Gluttony)이 언급되는 점을 생각해 보면, 한 번쯤은 우리의 식습관에 브레이크를 걸고 반드시 점검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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