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시럽 달아 ㅠ
3일 동안 글을 안 썼다니. 시간이 참 금방 간다. 매일 적어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역시 마음이 안정될때가 아니면 좀 쉽지 않다. 지금은 집 근처의 아주 느좋인 카페를 찾아서 앉아서 글을 적고 있다. 카페는 꽤나 조그마하다. 하지만 여유가 넘친다. 밖에는 초록 잔디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하얀식과 바란, 베이지 의자가 있다. 조그마한 카페 안은 나무 질감이고 내가 처음보는 딱봐도 좋아보이는 스피커가 있다. 분명 나는 아파트 숲 안에 있는데 이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도로와 자동차들이 요트로 보이고 바다로 느껴질 지경이다. 좋은 장소에 있으니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다. 사장님은 카페 안의 본인 강아지를 챙기고 가끔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부르신다. 나도 여기서 음료를 시키고 음료의 시럽은 뭔지, 나름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다. 밖 테라스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데 진짜 해변가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같다.
16일, 17일, 18일은 각각 다양한 날이었다. 16일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이 땡긴다 느낀 날이다. 23년 살면서. 17일은 나와 굉장히 비슷한 사람과 만나서 놀았다. 그 사람한테 내 이야기를 하면 전부 공감받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 회장이 불쌍해보이기도 했다. 18일은 밴드부 연습을 나가고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 2명을 만났다. 그리고 저녁에 사람들이랑 잘 이야기 하기도 하고.
18일, 오후 1시 20분 학교에 도착했다. 팀장님과 인생상담을 하러 하는게 2시이니 1시 50분까지 노래 연습을 하고 2시에 학교 건물로 가야겠다. 나는 동방에 들어가서 마이크를 꼽고 노래 연습을 했다. 내가 부르는 세곡중 오늘은 두번째 곡을 부르는 날이다. 첫번째 곡때 나왔던 처참한 노래 실력을 만회하기 위해, 어제 밤까지 계속 악보를 들여다보면서 박자와 음을 철저히 익혔다. 스피커 전원을 키고 마이크 선을 꼽는다. 처음 밴드에 들어왔을 때는 이런 것도 참 어색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된다. 가방에서 악보를 집어든다. 나의 수치를 만회하기 위한 무기. 노래를 부를 때 악보를 본 적이 처음이다. 전에는 노래를 부를 때 그저 감정을 잘 담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저번 연습에서 깨진 이후로 감정을 담을 '박자'와 '음'을 제대로 지켜야 더 잘 담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핸드폰으로 MR을 틀고 노래를 부른다. 녹음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스스로 들어보는 게 피드백 최고인데. 다음에는 꼭 노트북을 가져오리라고 맹새를 한다. 두번째 곡 연습이 꽤나 45분쯤 끝나서 첫번째 곡을 한번 부르고 팀장님을 보러 가야겠다. 당연히 첫번째 곡 악보도 준비했다. 너무 어렵다 ㅠ. 불러보니 확실히 다르다, 빨리 합주를 해서 저번에 했던 과오를 만회하고 싶어진다. 노래를 부르고 이제 팀장님을 보러간다. 팀장님은 학교 직원이라 컨설팅 개념으로 예약을 해야한다. 이전에 무려 5번이나 반려 당한 후 만남이다. 물론 진짜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맞지 않아서 거절 당한거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예약을 잡은 건 팀장님은 내 가치를 너무 잘 알아준다. 갔다 올때마다 자존감이 뿜뿜해진다.
팀장님은 반갑게 반겨준다. 이야기를 시작한다. 팀장님이랑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전날 무슨 이야기를 할까 적은 노트를 두고 와서 아쉽다. 마지막으로 팀장님과 이야기를 했던 이유로 내가 1학기 동안 어떤 드라마틱한 감정을 느꼈는지, 그가 나를 응원해줬던 말들이 얼마나 나에게 큰 힘이 되었는지, 또 5번 거절당해서 억울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팀장님한테 말을 하면 항상 잘 들어주신다. 그리고 진심으로 내가 좋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신다. 너무 많이 오면 어쩌죠? 라고 했을때 항상 환영한다라고 말을 해줘서 너무 기뻤다. 그때부터 편해져서 농담도 치고 웃기도 많이 웃으셨다. 그리고 가기 전에 우리 밴드부 유튜브를 보내줄테니 꼭 확인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때도 잘 웃으며 꼭 그러겠다고 했다. 팀장님 방을 나가고 이메일로 밴드부 유튜브를 바로 발송했다. 동방으로 향했다.
3시까지인데 한명이 늦는다고 한다. 우리는 지각비가 있다. 걔가 톡방에 '한번은 경고' 라고 했지만 나는 어림없다는 반응을 보냈다. 동방 치우는게 재밌어서 물티슈좀 살까해 엘리베이터로 내려고 1층에 당도했는데 숨을 거칠게 내쉬는 걔를 만났다. 절대 지각비를 내지 않을거라 중얼거렸다. 20분 늦는다고 했는데 대체 어떻게 한걸까. 같이 동방으로 향했다.
합주가 아주 순조로웠다. 사람들이 서로 잘 연습해왔다. 한 부분 잘 안맞는 부분이 있어서 한 5번 정도 다시 연습하게 했다. 다시 전체 연습했을때 잘 안맞아서 또 다시 연습하게 했다. 그랬더니 이게 합주할때 그 부분이 나가오면 모든 멤버가 그 부분을 잘 해내려고 집중하는게 느껴진다. 너무 좋았다. 그 함께 하는 느낌, 같이 만들어 가는 합주실의 에너지가 나를 행복하게 했다. 만족감에 미소가 지어져 조절하며 노래를 부르려고 했다. 전체 한 6번 정도 했나? 중간에 쉬었다가, 모두 잘 만족하며 마무리 되었다.
합주가 끝나고 드럼을 좀 배웠다. 나는 내가 드럼 천재인줄 알았는데, 드럼이알려주는 박자를 따라가려 하니 너무 어려웠다ㅜ. 오늘 지각할뻔한 기타는 좀 치더라? 어렸을때 드럼 학원에 갔다고 했다. 피아노도 치더라? 좀 치는듯ㅇㅇ. 내가 드럼을 칠 때 두손을 같이 치려고 하면 좀 오류가 생긴다. 킥도 많이 들어가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혼자 드럼을 치면서 pretendard 했을때는 내가 드럼 천재인줄 알았는데, 세상에는 어려운 박자가 있다는 걸 알았다. 나중에 도전해봐야지 ㅠ.
연습이 끝났는데 다들 칼퇴 안하고 딩굴딩굴거리더라. 나도 노래 부르며 연습함 ㅋㅋ. 다들 버스타러 떠나고 나는 피아노와 함께 동방을 나왔다. 피아노는 사람들이랑 있을때 되게 조용한 사람인데 둘이 있으니까 말이 많아졌다. 나한테 보컬 배웠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칭찬도 받았다. 그는 나처럼 원래 밴드 노래를 듣지 않다가 여기 들어와서야 밴드 노래를 듣기 시작한 경우였다. 나는 18분 후에 버스가 오고 그 피아노는 6시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려고 카페를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피아노랑 이야기를 하는 게 생각보다 재밌어서 아싸리 같이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질까 고민을 했었는데, 그냥 버스에 타기로 했다. 근데 놓쳐서 피아노한테 연락해서 같이 카페 가자할까 고민했는데 아닌거 같아서 38분 후에 오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17일에는 특별한 친구를 만났다. 나와 거울 같은 사람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그는 나를 보자 마자 너무 잘 지내보여서 꼴받는다고 했다. 뭐 틀린말은 아니다.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다. 특히 내 심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이번 학기에는 다양한 이성들을 대면하고 그들의 반응에 따라 나를 많이 되돌아 보았다. 이런 걸 그냥 친한 친구들한테 말해봤자 이해를 받거나 감정적 무언가를 받기가 힘들다. 해봤자 넌 참 특이하다 소리를 듣는달까. 그래서 이 친구 만나는 걸 고대했다.
역에 도착하여 그를 만나고 추천해준 카페에 갔다. 카페는 미국의 바 느낌이었고 말차 라떼를 시켰다. 무호흡으로 썰을 풀었다. 약간 머리가 어질해진다. 너무 많은 공감과 감정을 받아서 머리가 어질해질 수 있다는 걸 이 친구를 통해 느꼈다. 썰 풀고 밥을 먹고 헤어졌다. 만나면 재밌지만 참 피곤하다.
16일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데 왜이렇게 안나오지. 너무 많이 적어서 그런가. 좀 귀찮다. 술이 엄청 땡겼고, 게임도 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