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하레
멧 갈라는 매년 다른 테마가 있다. 올해, 2023년의 멧 갈라는 샤넬, 펜디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칼 라거펠트를 추모하는 의미로 <칼 라거펠트: 미의 선>이라는 테마로 열렸다. 송혜교, 최소라, 제니 등의 셀럽들이 참여하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오션스 8>에서 ‘나인볼’로 등장한 리한나의 경우, 매번 테마에 찰떡으로 어울리는 의상을 입고 와서 ‘멧 갈라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위 사진은 리한나가 호스트를 맡은 2018년, 영화 내에서 입었던 의상과 실제 그가 입었던 의상이다.
에디터 하레는 개인적으로 2018년 <Heavenly Bodies>라는 테마의 가톨릭적 상상력이 담긴 의상들을 아주 좋아한다. 만약 내가 셀럽으로서 멧 갈라에 간다면, 어떤 주제의 어떤 의상을 입고 싶은지 이야기해 보자. 다만 ‘최애’ 의상과 내가 입고 싶은 옷이 다를 수도 있으니, 둘 다 소개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화려함이 수놓는 멧 갈라에서 심플함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 케이트 모스는 레몬색 바이어스 컷 드레스를 착용해 90년대 전반의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표현했고, 빅토리아 베컴은 남편과 함께 블랙 앤 화이트의 정수를 보여줬다. 패션의 기본에 충실하게, 앉기도 불편한 드레스는 지양하겠다. 청개구리 심보를 멧 갈라에서 발휘해 본다면 그것 또한 좋은 경험이 아닐까!
평소 취향대로 햐앟고 깔끔한 웨딩드레스 스타일의 의상을 고르고 싶은 마음 반, 그래도 멧 갈라인데 화려하고 독특한 느낌을 살린 의상을 골라야 한다는 부담감 반의 심정으로 고른 두 가지 의상이다. 첫번째는 2017년 미국 배우 마가렛 퀄리의 드레스로, 깔끔하고 우아한데 포인트까지 있어,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 버린 드레스다. 진지하게 실제로 입어보고 싶을 정도다! 두번째는 2016 조 샐다나의 돌체앤가바나 드레스인데, 멀리서 보면 꽃과 줄기 같기도 하고 공작새의 깃털 같기도 한 게, 동화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2016년 멧 갈라의 테마는 'Beyond Fashion'이었다...)
좋아하는 테마답게 2018년 <Heavenly Bodies: Fashion and the Catholic Imagination>에서 두 가지 의상을 들고 왔다. 왼쪽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교황 가운을 모티프로 한 드레스이다. 후광 같은 머리 장식과 함께 화려하면서 홀리해 보이는 의상이 눈에 띈다. 오른쪽은 젠데이아의 잔 다르크 모티프 드레스인데, 이미지와 테마 모두 잘 어울리는 의상이다! 하지만 입으면 왠지 움직일 때마다 닿는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소름 돋을 것만 같아, 보는 데 만족한다.
멧 갈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애'의상은 사실 배우 채드윅 보스먼의 의상이다. 하레가 좋아하는 2018년 테마의 의상 중 하나인데, 주제와 어울리게 매우 성스러우면서도 마치 황제와 같은 위용을 풍기는 그의 의상에 반해버린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내가 멧 갈라에 간다면 어떤 의상을 입어볼까? 고민을 하다 고른 것이 2017년에 벨라 하디드가 입은 의 전신 타이즈 같은 의상이다. 이건 정말 이런 시상식 자리가 아니라면 절대 입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풍성한 드레스보다는 기동성이 좋을 듯 하여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