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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스앤러버스 Oct 07. 2023

케이퍼 무비를 좋아하다니 혹시 도둑이세요?

에디터 콜리

 살면서 케이퍼 무비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다. 유쾌함과 짜릿함을 선사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호불호 갈리지 않고 사랑받는 편이다. 하다못해 TV 채널을 돌리다 방영 중인 케이퍼 무비를 보게 될 때에도 별생각 없이 이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부담 없이 선호된다.

 하지만 막상 케이퍼 무비, ‘강도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한 번 봤는데 재밌더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강도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들려주는 케이퍼 무비의 ‘진짜’ 재미가 궁금해졌다. 


*이 글에는 <인셉션>과 <유주얼 서스펙트>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물을 좋아하는 닉네임 '범고래'입니다. 케이퍼 무비의 전문가는 아니라서 조금 부담스럽네요. (아니에요, 케이퍼 무비를 좋아하시는 걸로 충분합니다!)



지금까지 봤던 케이퍼 무비들을 소개해 주세요!

 케이퍼 무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나무위키와 기타 아티클에 포함된 영화들 중에서는 오션스일레븐, 유주얼 서스펙트, 인셉션, 크루엘라, 도둑들, 나우유씨미를 봤어요. 목록 중에 어벤져스 엔드게임도 있던데, 이거까지 케이퍼 무비로 치기엔 좀 억지 같아요. 저는 게임을 좋아해서 뭔가 훔치는 게임류로 GTA 시리즈, 레드 데드 리뎀션도 해 봤어요. (게임 속에서는 뭘 훔쳐요?) 차도 훔치고 은행도 털고…


게임까지 해 보셨다니 이 장르를 진짜 좋아하시나 봐요. 이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영업한다면요?

 <인셉션>이요. <인셉션>이 좋은 이유는 끝도 없이 말할 수 있는데요. 우선 컨셉, 세계관, 아이디어가 좋고요. 꿈을 훔친다는 설정이 신선하잖아요. <도둑들>, <오션스일레븐> 같은 가벼운 영화일 줄 알았는데 과도하게 유쾌하지 않고 컨셉에 맞는 진중함이 있어요. 그러면서 또 어려운 영화는 아니고요. 

 OST계의 한 획을 그은 한스 짐머의 음악도 좋고, 완성도도 높아요. 마지막 장면에서 논쟁거리를 만들어 낸 것도 대단해요.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그 장면이 꿈 속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논하잖아요.

 무엇보다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멋있어요. 특히 남자들이 쫙 빼입고 나오잖아요. 제 눈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빼고는 다 멋있고, 요즘 <오펜하이머>로 인기 있는 킬리언 머피가 주인공들한테 당하는 모습도 귀엽게 보였어요. 그러면서도 호구 같지 않고요.


<인셉션> 스틸컷

등장인물들이 멋있다고 하셨는데, 인셉션 속 인물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인물이 되고 싶으세요?

 조셉 고든 래빗이요. 외적으로도, 캐릭터로도 멋있어요. <500일의 썸머>에 나온 이미지랑 완전 다르게, 올빽머리에 수트 빼입고 나온 게 아주 멋있었어요.

 사실 그중 한 사람을 골라 되고 싶다기보다, 그중의 일원이 된다면 좋겠어요. 운전하는 아저씨 말고요. 톰 하디나, 사이토 역할의 와타나베 켄도 좋아요. 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말고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자꾸 죽은 아내 때문에 흔들리는 게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그에게 공감이 되지 않던가요?) 애초에 아내의 죽음은 관객에게 공감을 바라고 넣은 요소가 아니라 영화의 장치로서 나온 걸 테니 공감이 목적은 아니죠. 장치를 만드려고 하다 보니 인셉션도 그렇고, 영화 속에 사연이 항상 등장해요. 그리고 그 사연은 극을 질질 끌거나 위기에 처하게 하는 역할을 하죠. 장치로서 필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케이퍼 무비는 어떤 기발한 방법으로 상대를 속여서 일을 해내느냐가 중요하고 궁금한 거잖아요. 굳이 불필요한 사연 같은 장치 없이도 또 나름대로 유쾌한 영화로서 재미가 있었을 것 같고요.


그럼 인셉션 속 한 명을 고르지 않고, 케이퍼 무비에서 맡고 싶은 역할은 어떤 건가요?

 브레인이요. 행동조보다는 전체적인 플랜을 짜고 배치하는 역할. 리더는 부담스럽고요.


강도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영화들과 다르게 케이퍼 무비에서만 느껴지는 매력 포인트는 뭐가 있나요?

 캐릭터성이요. 각자 비중은 달라도 일단 캐릭터가 많이 나오잖아요. 일반적인 주연 몰빵이 아니라 각자가 잘하는 게 다 있고, 그 능력들이 다 매력적이고요. 그 능력이 소개되면서 팀을 만드는 과정도 재밌고, 각기 다른 능력자들이 모인 팀이 작전을 실행하게 되는 과정도 재밌어요. 모일 때의 매력과 실행할 때의 매력 두 가지네요.


케이퍼 무비의 클리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진부하지는 않아요. 클리셰라기보다는 기본 구조라고 생각했어요. 애초에 그걸 기대하고 보는 거니까 그런 요소들이 등장하는 게 불가피하죠. 오히려 관객으로서 기대하는 게 충족되지 않았을 때 실망할 수도 있으니까, 클리셰가 아니라 기본 플롯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반전 영화에 반전이 나오는 게 클리셰가 아니듯이요. (케이퍼 무비에 기대했던 게 충족되지 않은 적도 있나요?) 나우유씨미는 마술을 기대하고 봤는데 마법이 나오더라고요…


<유주얼 서스펙트> 포스터

클리셰 요소로 불리는 것 중에서도 핵심 요소가 있다면 ‘반전’인데요, 케이퍼 무비 속 가장 기억에 남는 반전은 무엇인가요?

 <인셉션>도 나름 충격적인 반전이었어요. 행복하게 끝난 줄 알았는데 사실 꿈일지도 모른다는 거?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유주얼 서스펙트>요. 심지어 그 유명한 ‘범인은 절름발이다’를 알고 봤는데도 반전이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손꼽히는 명장면인 ‘절름발이가 점점 걷는’ 연출보다, 형사가 게시판을 보면서 범인의 얘기 중 이건 여기서 왔고, 저건 저기서 왔다는 걸 깨달을 때 더 놀랐어요. 


케이퍼 무비에 SF를 더하면 인셉션, 마술(아까 마법이라고 하셨지만)을 더하면 나우유씨미가 돼요. 새로운 테마의 접목으로 케이퍼 무비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데요. 또 어떤 걸 바꾸거나 더해보면 좋을까요?

배드 엔딩으로 가보는 거 어때요? 위기가 찾아오고 설마, 싶었는데 진짜 실패하는 거죠.

아니면 호러랑 접목하는 거요. 케이퍼 무비는 너무 유쾌한 감이 있잖아요. 제가 <판의 미로>, <에일리언> 같은 크리처물을 좋아하는데 이런 영화 요소랑 접목해도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어떤 사람에게 케이퍼 무비를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이런 영화를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도 상황을 꼽자면 가벼운 오락 영화를 보고 싶을 때 타임킬링 무비로 추천해요. 심심할 때 언제든이요! 그리고 방탈출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공통질문입니다. 따라 하고 싶은 것, 해 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가 되어보고 싶어요. 제가 동물을 정말 좋아하고, 취미가 사진 찍기거든요. 그래서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 관광도 가 보고 싶고, 돈이 정말 많다면 사람이 들어가도 동물을 만날 수 없는 동물 친화적인 동물원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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