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고민을 어렵지 않은 이야기로 풀어내는 감독입니다. 담백한 카메라의 움직임과 더불어 음향을 배제하고 인물의 대사와 표정에 집중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같다는 평을 많이 듣는데 실제로 그는 TV 다큐멘터리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영화 감독이지만 TV 프로그램 연출했을 때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물을 다면적으로 그리길 좋아하고 극단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려 합니다. 덕분에 모든 인물 하나하나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가족이란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길 좋아합니다. 살면서 유일하게 선택하지 않은 관계이기에 가장 편하기도, 누구보다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이국에서 표현한 가족이지만 KBS 주말드라마에 나오는 가족보다 훨씬 더 공감이 많이 됩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같은 작품은 대중적인 편이라 보기 쉽고 만일 거기에 감명을 받으면 <어느 가족>이나 <아무도 모른다> 같은 조금 더 불편한 작품을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불편한 만큼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영화 감독으로서 프라이드 보다는 마치 동네 책방 주인 같은 푸근한 느낌의 인간적인 매력도 있습니다. <뉴스룸>에서 진행한 짧은 인터뷰에서 그걸 느꼈습니다. 삶을 대하는 겸손한 자세가 느껴집니다.
작년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 감독의 작품은 농약이 치지 않은 유기농 채소 같습니다. 심심하지만 재료의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그런 요리. 화려한 기교의 일류 셰프 같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는 분명 다른 결입니다. 우열을 따질 필요는 없어요. 그냥 관객으로서 영화의 매력을 느끼면 그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