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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soon Apr 21. 2024

도쿄의 골목길을 걸으며 생각한 것

'24.03.28-31, 도쿄-가마쿠라 여행

6년 만의 해외여행

2018년 12월 오사카 여행을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해외를 나가지 않았다. 줄어드는 뇌세포 덕분에 시간 감각이 점점 짧아져서 마치 작년에 갔다온 듯 했지만 시간은 코로나라는 담을 넘고 지금에 이르렀다. 해외여행을 다시 간다는 실감은 여행 당일까지 그리 와닿지 않았는데 공항에 도착해서야 오랜 시간을 거쳐 외국으로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 입구에 들어서며 내가 탈 비행기의 꼬리를 볼 때가 되서야 외국행에 몸을 싣는 게 실감난다. 비행기도, 일본도, 타국으로 떠날 때의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도 모두가 오랜만이다.


시라스동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맛있었던 한 끼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나왔던 맛집에 가고 싶었지만 여행 동선과 그 때의 허기에 맞춰 하세역 근처에 블로그 후기글이 좋았던 식당에 갔다. 돌솥밥과 비슷한 항아리밥과 샐러드, 그리고 무와 달걀을 조린 요리는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벚꽃이 피기 전에

도쿄는 보통 3월 말이면 벚꽃이 만개할 시기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날이 추운지 흩날리는 벚꽃잎을 볼 수 없었다. 쓰루가오카하치만구 입구 앞에 1.8km 늘어진 가로수에는 꽃잎의 봉우리는 아직 움츠린 채였다. 그래도 봄의 기운은 완연해서 신사 내부 호수를 바라보며 한동안 일광욕을 즐겼다.




주말의 도쿄는 어딜가나 사람이 많았다. 긴자의 인파 속에서 앉을 벤치 하나 못 찾은 나는 숨을 돌리기 위해 신주쿠 교엔에 갔으나 무슨 공원 입구에 300명 가까운 사람이 줄을 서고 있었다.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웨이팅 시스템 같은 건 없어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려고 해도 30분은 줄을 서야 했다. 이번 여행의 최대 실수는 도쿄 일정을 주말에 넣은 것이었다.

그래도 주말에 차도 한가운데를 걸을 수 있게 한건 좋았다. 서울에도 요런 곳이 있으면 좋을텐데.


기름진 면을 싫어하는 여행 동료 덕분에 일본 여행오면 하루에 한 끼씩 먹었던 라멘은 돌아오는 공항에서 겨우 먹을 수 있었다. 그치만 느끼함만 가득한 맛 덕분에 기억하고 싶지는 않은 맛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맛 치고는 아쉬운 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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