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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치평론

국민과의 대화? 국민과의 쇼?

문재인 대통령의 가짜 쇼

by 로칼두
PYH2019111924740001300_P4.jpg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300인의 국민들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300명의 국민 패널을 모집해 생방송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117분 간 진행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즉석 질문이 진행되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그럴싸했지만 문제가 많았다.


첫번째, 300명의 패널, 100분간의 시간 배정.

1분당 3명의 패널, 그것도 답변 시간 제외한 채. 애초에 모든 국민들과 대화를 하는 구성이 아니라, 몇 명의 질문을 가정한 채 나머지 국민들은 박수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정치쇼이다. 국민들은 각자의 삶이 담긴 질문을 들고 떨리는 마음,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 김정은과 흡사한 박수 노예로 전락한, 일종의 선전쇼에 동원된 사람들과 같았다. '민식이법'을 비롯한 몇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 자리를 돋보기이 위해 구성된 형태와 같았다. 진짜 모든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면, 패널 수를 줄이고 시간 수를 늘려여야 하는게 아닌가. 방송이 끝난 뒤에라도 계속 진행되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TV 방송이 끝나도 그들의 삶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정치쇼라고 본다.


두번째, 정치적 질문 투성이.

그 자리에 있는 300명의 패널은 애초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온 사람들 투성이었다.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것은 좁은 의미의 정치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온 사람들 투성이었다. 흡사 살아 움직이는 국민청원 사이트를 보는 것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 이후, 국민청원 사이트는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질문을 받는 소중한 시간에, 국민청원을 또다시 리딩하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마치, 과거의 왕이 행차를 했을 때 백성들이 앞으로 나서서 하소연 하는 느낌을 보였다. 대통령과 국민은 계급 차이가 있는 존재인가? 그렇지 않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잠시 권리를 위임받는 존재에 불과핟. 그러나 이 형태는 마치 대통령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의 입장이 개선되길 원하는 하소연의 장처럼 보였다. 평등한 권력 행태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곳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해도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권력 문제를 생산하는 형태가 된다.


세번째, 지금 이 시국에?

왜 하필 지금이었는가?라는 의문이다. 지소미아 협상으로 바쁜 이와중에, 미국이 방위비 인상으로 압박하는 지금, 북한이 여전히 땡강을 부리고 있는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잔뜩 있는 지금 이순간에 굳이 국민들과의 대화를 진행했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대통령에겐 늘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들이다. 그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으로 해결하지 않은 채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늉만 하는 것은 정치쇼이다.


이러한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정치쇼로 이해된다. 달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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