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07
이탈리안그레이하운드 샤샤는 외동으로 컷다면 분리불안이 심했을 강아지다.
지금도 내가 두고 나가면 하울링을 한다.
머리를 하늘로 높이 치켜 올려 목을 길게 빼고 “하오~~~”하고 운다. 멀리에 있는 동족을 부르는 소리.
5/7일 날이 너무 맑아 아이들 키우고는 한 번도 못간 전시회를 가려고 집을 나섰다.
외출준비를 할 때부터 눈치가 빠른 샤샤는 따라가려고 바빴다.
일단 현관문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먼저 나가 있으려고 무던히 문 열라는 사인을 한다.
그래도 평소에는 “엄마 다녀올께. 놀고있어“라고 하면 알아듣고 가만히 앉아 외출하는 나를 빤히 보던 아이가
그날은 어떻게든지 따라나서려고 현관문을 몇번이고 나섯다.
하지만 오늘 갈 곳은 널 데리고 갈 수 없는 곳이다. 강아지 동반이 아니야.
보름샤샤와 함께 산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동안 나도 참 많이 변했다. 어디를 가도 강아지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찾는다.
밥을 먹으러가도 메뉴가 중요하지 않고 놀러를 가도 보름샤샤와 함께 갈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제주도에 갔을 때도, 나의 제주여행은 보름샤샤와의 끝없는 산책이었다.
그런 내가 너무 오랫만에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를 맘먹고 나서는데 샤샤가 도와주질 않는다.
샤샤를 집안으로 우겨넣고 문을 닫으니, 샤샤가 운다.
“아우~ 엄마 나도 데리고 가세요”
대문을 열고 나서는데도 울어 골목에서 한참을 서 있다 뒤돌아 섯다.
그래도 그날은 내 생일이었고 나는 나대로 좀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
나 역시 다른 날과는 다르게 마음을 다잡고 날 위한 전시회에 갔지. 평소라면 샤샤가 부르는 소리에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몰라.
비교하지말고 너의 수영을 해봐~ 라는 메세지를 보면서도 보름샤샤를 생각했어.
늘 너희를 사랑하고 뭐든지 잘해주고 싶지만, 다른 보호자들보다 부족한 것 같은 마음에 미안하곤 하거든.
그런데다 샤샤가 데리고 가라고 그렇게 울어서인지, 잠시 잠깐 떨어져있으면서도 그렇게 보고 싶더라.
물론 전시도 너무 좋았지! 떨어져서 전시보러 가기 너무 잘했어.
전시를 보고 경복궁역 앞에 먹자골목에서 국수를 먹고, 샤샤보름이 아니었다면 [서촌계단집]에서 술도 한잔도 집에 갔을텐데라면서 귀가했는데.
샤샤가 휴지를 어디서 찾아낸건지, 두루마리 휴지를 아작을 냈더라고.
거실에 널부러진 샤샤의 외로움인 휴지 꽃송이들을 보는데, 웃음이 났어.
그러고보면 나는 샤샤보름이 아무리 침대에 오줌을 싸고, 물건을 망쳐도 진심으로 화가난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늘 그런 마음이 들거든.
“이것보다 샤샤보름이가 더 소중하니까”
같이사는 가족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거니까, 진심으로 화가 날 일이 없다고 할까,
밤새서 껴앉고 같이자고도 아침에 깨어나 눈뜨면 또 반가워하는 천진난만 세상 행복한 나의 샤샤야,
엄마가 생일이라고 나만의 특별한 시간을 좀 즐기고 싶었지만,
막상 사고쳐놓고 날 반기는 너를 보니,
‘너도 특별하게 오늘을 나와 보내고 싶었나보네.‘하는 마음이 들었어.
매일을 하루같이 날 사랑해주는 샤샤.
그래도 앞으론 종종 난 널 두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좀 하러 다닐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