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눈, 왕의 심판
인왕산 수도국지.
화르르르르르륵-!
늪이 불타올랐다. 해태의 심장은 늪의 중심부에서 작은 태양처럼 빛나며 모든 것을 정화하는 불꽃을 토해냈다. 그것은 단순한 불이 아니었다. 수천 년간 이 땅의 모든 부정한 것을 심판해 온 신수(神獸)의 신성한 분노였다. 썩은 오물과 원념이 타들어 가며 지독한 악취와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쳤다. 검은 늪은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는 마치 수백 명의 익사체가 동시에 지르는 단말마처럼 듣는 이의 영혼을 갉아먹었다. 늪 속에서 꿈틀대던 뱀의 형상은 불길 속에서 끔찍한 고통으로 몸부림쳤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몸뚱이가 뒤틀릴 때마다 주변의 땅이 울리고 바위가 갈라져 나갔다.
“감히… 나의 늪을…!”
“닥쳐라, 이 더러운 미꾸라지 새끼야!”
최민준이 포효했다. 그의 등 뒤에서 연화는 쌍칼을 휘두르며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화천회의 암살자들을 베어 넘겼다. 그녀의 움직임은 춤처럼 우아하고 칼날처럼 잔혹했다. 그녀는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칼날 속으로 파고들어 가장 짧은 경로로 심장을 꿰뚫었다. 최민준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불타는 늪을 향해 자신의 피가 묻은 마지막 은 탄환을 쏘았다. 탄환은 붉은 궤적을 그리며 불길을 뚫고 녹아내리는 뱀의 심장을 정확히 꿰뚫었다.
콰아아아아아-!
뱀의 형상이 마지막 단말마와 함께 빛의 입자가 되어 흩어졌다. 늪의 불길이 멎었을 때, 그곳에는 더 이상 검은 늪이 없었다. 대신 맑은 물이 솟아나는 오래된 샘터가 그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첫 번째 혈(穴)이 정화되었다.
홍제동 화장터.
“이제… 쉬세요.”
장서린의 진심 어린 속삭임이 공간을 울렸다. 그녀를 공격하던 뼈들의 군대가 마침내 움직임을 멈췄다. 그들을 지배하던 악의가 사라지고 그들은 다시 평범한 유골로 돌아갔다. 그 순간, 돌쇠가 길을 막고 있던 마지막 강철문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부수고 안으로 들어섰다.
“찾았습니다, 박사님!”
그가 가리킨 곳은 화장터의 가장 깊숙한 곳이었다. 수십 년간 버려져 있던 무연고 유골함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검붉은 기운을 내뿜는 낡은 백자 유골함 하나. 그것이 바로 이 모든 것을 조종하던 ‘왕’의 옥좌였다. 장서린은 비틀거리며 유골함으로 다가갔다. 그녀가 손을 대려던 순간, 유골함에서 검은 기운이 뱀처럼 튀어나와 그녀를 공격했다. 화천회가 남겨둔 마지막 함정이었다.
“어딜!”
돌쇠가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거대한 망치로 유골함을 내리쳤다.
와장창-!
백자 유골함이 산산조각 났다. 그 안에서 검은 재와 함께 작은 뼛조각 하나가 굴러 나왔다. ‘정(正)’ 자가 새겨진 이름 없는 인부의 유골이었다. 그것이 바닥에 닿는 순간, 화장터를 가득 채웠던 모든 악의가 연기처럼 스르르 사라졌다. 두 번째 혈(穴)이 정화되었다.
서대문형무소 지하 석실.
“크… 윽….”
서화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검게 변한 팔이 핏줄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왕의 독이 미루나무 뿌리에 깃든 저주의 근원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그녀의 영혼과 생명력이 거대한 맷돌에 갈리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포기해라, 계집.’
뿌리의 기억 속에서 오카다의 목소리가 비웃었다.
‘네년의 하찮은 힘으로 이 위대한 원념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닥쳐.”
서화가 으르렁거렸다.
“너희가 더럽힌 이 땅의 슬픔은 내가 전부 짊어지고 가겠다.”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왕의 독을 폭주시켰다. 그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콰드드드득-!
그녀의 팔을 감싸던 붉은 용의 문신이 검은 화염처럼 타오르며 맥동하는 나무뿌리를 휘감았다. 왕의 독과 파수꾼의 피가 뒤섞인 혼돈의 힘이 저주의 근원을 안에서부터 불태우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에엑-!
나무뿌리가 수십 년 된 거목이 쓰러지는 듯한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마침내 거대한 뿌리가 검은 재가 되어 바스러지는 순간, 세 번째 혈(穴)이 정화되었다.
지하 고문실, 화천회의 자궁.
콰과과과광-!
세 개의 혈이 동시에 정화되는 순간, 자궁 전체가 지진이 난 것처럼 격렬하게 흔들렸다. 힘의 공급원이 끊기자 맥동하던 살점 벽이 썩어가기 시작했고 바닥을 흐르던 피의 강이 말라붙기 시작했다. 중심부의 거대한 ‘알’이 비명을 지르듯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이… 이런…!”
죽연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의 칠흑 같던 장검이 아지랑이처럼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백발의 영수 역시 처음으로 표정이 굳어 있었다.
“지금이다.”
지운의 비취색 눈동자가 그 찰나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수비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린 붓으로 허공에 글자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삶(生)’도, ‘길(道)’도 아니었다. 모든 것을 끝내는 단 한 글자였다.
‘멸(滅)’.
그가 마지막 획을 긋는 순간, 그의 등 뒤 허공에서 거대한 황금빛 눈동자 하나가 떠올랐다. 그것은 혼돈의 신의 눈이 아니었다. 이 땅의 모든 기록을 관장하는 기록자의 눈, 세상의 모든 이치를 꿰뚫어 보는 절대적인 ‘진실’의 눈이었다. 황금빛 눈동자가 죽연과 영수를 내려다보았다. 그 시선 앞에 그들의 모든 주술과 악의는 한낱 어린아이의 장난과도 같았다.
“크아아아악!”
죽연이 비명을 질렀다.
“이 힘은… 말도 안 돼….”
“이제 심판의 시간이다.”
지운이 선언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온전한 왕의 것이었다.
‘멸(滅)’.
지운이 허공에 마지막 획을 긋는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이 멎었다. 그의 등 뒤에 떠오른 거대한 황금빛 눈동자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과율 그 자체, 역사의 흐름을 관장하는 절대적인 ‘법칙’의 현현이었다. 자궁을 뒤흔들던 진동도, 죽연의 비명도, 영수의 분노마저도 그 거대한 눈앞에서는 한낱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했다. 공기 중의 먼지 하나하나가 그 움직임을 멈추었고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그 눈 앞에서 잠시 숨을 죽인 듯했다.
“감히…!”
백발의 영수가 처음으로 경악을 넘어선 ‘공포’를 드러냈다. 그는 수천 년간 역사의 이면에서 수많은 왕과 영웅들을 장기판의 말처럼 부려왔다. 하지만 이런 힘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것은 왕의 패기나 신의 권능이 아니었다. 이것은 자신들이 써 내려온 모든 ‘거짓된 역사’를 원천 무효로 되돌려버리는 거부할 수 없는 심판이었다. 그것은 힘이 아니라 ‘정의(定義)’ 그 자체였다.
“심판의 시간이다.”
지운의 목소리는 이제 온전한 왕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왕의 오만이 아닌 기록자로서의 차가운 분노가 담겨 있었다.
황금빛 눈동자가 죽연을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죽연의 몸을 이루고 있던 모든 ‘기록’이 역류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안 돼! 나의 힘이…!”
그가 화천회에 바친 충성, 그가 쌓아 올린 모든 악업, 그가 빼앗은 수많은 영혼들의 기억, 그 모든 것이 그의 몸을 찢고 빠져나와 황금빛 눈으로 흡수되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역으로 체험했다. 자신이 베었던 자들의 고통을 느끼고 자신이 삼켰던 영혼들의 절망을 맛보았다. 그의 칠흑 같던 장검은 먼지가 되어 흩어졌고 그의 젊고 아름다웠던 육신은 수백 년의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듯 순식간에 쭈글쭈글한 미라로 변해갔다.
“주… 주인 어르신…!”
그가 마지막 힘을 다해 영수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영수는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가장 충실한 종을 미련 없이 버렸다. 그는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쳤다.
쾅!
“어리석은 것! 네놈이 진정한 신의 힘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느냐!”
그가 외쳤다.
“이 모든 것은 더 위대한 탄생을 위한 제물일 뿐이다!”
그는 죽연에게서 빠져나온 모든 악의와 원념을 자신의 지팡이로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맥동하는 거대한 ‘알’을 향해 쏘아 보냈다. 마지막 남은 모든 힘을 쏟아부어 억지로 부화시키려는 것이다.
“깨어나라! 이 어리석은 세상의 종말을 고할 나의 아들이여!”
알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표면이 갈라지며 그 틈새로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혼돈의 빛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지운은 그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기록자의 눈으로 말이다.
‘아니야.’
그의 머릿속에서 한지운의 목소리가 속삭였다.
‘저건 생명이 아니야. 저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 텅 비어 있다고.’
그렇다. 알은 텅 비어 있었다. 화천회의 계획은 처음부터 신을 ‘강림’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이 거대한 자궁과 알은 그저 혼돈의 신을 이쪽 세계로 불러들이기 위한 거대한 ‘문’이자 ‘통로’일 뿐이었다. 영수의 진짜 목적은 그 문을 통해 자신이 직접 들어가 스스로 새로운 신이 되는 것이었다.
“이제야 알겠군.”
지운이 말했다.
“네놈의 진짜 욕망을.”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린 붓으로 자신의 심장을 찔렀다. 피가 흘러나왔지만 그것은 붉은 피가 아니었다. 그의 모든 기록, 그의 모든 존재가 응축된 순수한 황금빛 액체였다. 그는 그 피를 붓끝에 묻혀 허공에 마지막 글자를 썼다. 그것은 ‘멸(滅)’이 아니었다.
‘봉(封)’.
봉인.
그가 마지막 획을 긋는 순간, 그의 등 뒤에 떠 있던 황금빛 눈동자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빛이 그의 붓끝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빛은 거대한 황금 사슬이 되어 갈라지는 알과 그 뒤에 서 있는 영수를 향해 날아갔다.
“네 이놈! 네놈이 감히!”
영수가 경악했다. 사슬은 그의 몸을 꿰뚫고 그가 열려던 ‘문’ 자체를 칭칭 감아 봉인하기 시작했다. 그는 파괴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 모든 비극의 근원인 ‘문’을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닫으려 하고 있었다.
콰과과과광-!
자궁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살점 벽이 먼지가 되어 흩어지고 피의 강이 증발했다. 마지막 순간 영수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지운을 보았다.
“네놈은… 왕이 아니었구나….”
그의 마지막 목소리가 무너지는 공간 속으로 흩어졌다.
“너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짊어지려는… 가장 어리석은 필부일 뿐이야….”
모든 것이 빛과 함께 사라졌다. 정적이 찾아왔을 때, 그곳에는 텅 빈 지하 고문실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모든 힘을 소진하고 쓰러져 있는 한지운이 있었다. 그의 등 뒤에서는 희미한 빛을 발하는 서화가 서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망연자실하게 지켜보고 있는 월하의 요원들과 경찰들이 있었다.
싸움은 끝났다. 하지만 아무도 승리를 외치지 못했다. 그들은 이겼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잃었으니까. 그때 지운의 품 안에서 할아버지의 『금단의 기록』이 저절로 펼쳐졌다. 그리고 텅 비어 있던 마지막 페이지 위에 새로운 문장이 저절로 새겨지기 시작했다.
[왕은 죽고, 기록자는 잠들다. 그러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빛과 함께 사라진 후 찾아온 것은 죽음과도 같은 정적이었다. 지하 고문실을 가득 채웠던 살점과 피의 강, 맥동하던 거대한 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직 텅 비고 차가운 콘크리트 공간만이 방금 전까지 벌어졌던 거대한 전쟁이 마치 한바탕의 악몽이었다는 듯 남아있을 뿐이었다. 공기 중에는 오존이 타는 냄새와 설명할 수 없는 희미한 단내가 감돌았다.
“…….”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월하의 요원들도, 최민준이 이끌고 온 경찰 특공대도 모두 총을 든 채 굳어버렸다. 그들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방금 자신들의 눈앞에서 인간의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신화가 펼쳐졌다가 사라졌다. 그 충격은 그들이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이성과 현실 감각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었다.
“상황… 종료….”
가장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최민준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모래처럼 갈라져 있었다. 그는 비틀거리며 이 아수라장의 중심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한지운이 쓰러져 있었다. 그의 몸을 휘감던 모든 빛은 사라졌다. 그는 그저 낡고 해진 옷을 입은 평범한 한 명의 인간으로 돌아와 있었다. 깊은 잠에 빠진 듯 그의 얼굴은 이상할 정도로 평온했다. 그의 등 뒤에는 서화가 핏기 없는 얼굴로 간신히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워 보였지만 그 눈만은 쓰러진 지운에게서 한시도 떼지 않았다.
“모두… 들었나.”
최민준이 무전기를 향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거부할 수 없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오늘 밤 이곳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의 거점을 급습했고 교전 중 가스관이 폭발했다. 용의자들은 모두 사망. 이상이다. 이의 있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이제 거대한 진실을 함께 묻어야 하는 공범이 된 것이다.
“살아있나?”
돌쇠가 지운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물었다. 서화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숨은…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는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지운의 영혼, 그것은 텅 비어 있었다. ‘문’을 봉인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모든 ‘기록’을, 자신을 이루고 있던 모든 힘을 남김없이 태워버린 것이다. 왕은 죽었고 기록자는 잠들었다. 지금 그곳에 남은 것은 그저 한지운이라는 텅 빈 그릇뿐이었다.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연화가 다가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이전의 날카로움 대신 무거운 책임감이 서려 있었다.
“경찰의 공식 발표가 나기 전에 우리는 사라져야 합니다. 그를… 데리고.”
월하의 요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쓰러진 지운을 조심스럽게 들것에 옮겼다. 그리고 서화와 남은 동료들을 부축했다. 최민준은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그는 법을 집행하는 자였지만 지금은 법보다 더 큰 것을 지켜야만 했다.
“형사님.”
돌쇠가 떠나기 전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나는 경찰이오.”
최민준이 대답했다.
“나는 나의 자리에서 싸울 거요. 당신들이 그림자 속에서 싸우는 동안 나는 빛의 세계에서 놈들의 뿌리를 찾아낼 거요. 화천회,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모든 것들을.”
두 남자는 말없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빛과 그림자의 보이지 않는 약속이었다.
월하의 무리가 사라진 후, 최민준은 홀로 지운이 쓰러져 있던 자리에 섰다. 바닥에는 그의 품에서 떨어진 『금단의 기록』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텅 비어 있던 마지막 페이지 위에 새로운 문장이 핏빛처럼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왕은 죽고, 기록자는 잠들다. 그러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최민준은 책을 덮었다. 그의 남색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
그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