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바다
탕비실에서 나온 후, 사무실의 공기는 마법처럼 바뀌어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사라진 자리에, 어색하지만 건강한 호기심이 들어찼다. 팀원들은 더 이상 우리 두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대신, 전혀 다른 두 종류의 낚시꾼이 과연 한 배 위에서 무엇을 낚아 올릴지, 흥미로운 관찰을 시작한 듯했다.
김현승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하지만 그 속도에는 더 이상 날카로운 공격성이 없었다. 대신, 명확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사냥꾼의 즐거운 흥분이 넘실거렸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속도감이 더 이상 나를 위협하는 파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더 깊이 잠수할 수 있도록 등을 밀어주는, 든든한 조류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첫 번째 공식적인 공동 작업은, 지난주 김현승이 만들었던 계획안을 ‘다듬는’ 일부터 시작되었다. 회의실 화이트보드 앞에 선 사람은 이번에도 김현승이었다.
“자, 계획안의 큰 골격은 그대로 갑니다. 3주 안에 최소 기능 제품(MVP)을 시장에 선보인다. 이 속도를 늦출 생각은 없습니다.”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팀원들을 향해 덧붙였다.
“단, 박주원 대리님께서 이 배의 레이더와 어군탐지기 역할을 맡아주실 겁니다. 저는 엔진을 돌려 전속력으로 달릴 테니, 박대리님은 우리가 암초에 부딪히지 않도록, 그리고 가장 물고기가 많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십시오.”
그의 말에 모든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옆에 섰다. 그리고 그의 거침없는 타임라인 옆에, 내가 그동안 그려왔던 ‘우럭의 지도’를 펼쳐 보였다.
“김대리님 말씀대로, 3주 안에 배를 띄우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 넓은 바다 전체에 그물을 던지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제가 지난 몇 주간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금 우리 배 밑에는 아주 명확한 ‘어군’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나는 화이트보드에 특정 고객 세그먼트를 동그라미 치며 설명했다.
“20대 후반, IT 업계 종사자, 그리고 새로운 생산성 툴에 대한 갈증이 있는 이 그룹. 이들이 바로 지금 우리가 잡아야 할 첫 번째 우럭 떼입니다. 광범위한 베타 테스트 대신, 이들에게만 집중적으로 MVP를 선보이고, 그들의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제안에, 김현승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전의 그라면 ‘그 분석할 시간에 코딩 한 줄 더 하는 게 낫다’고 쏘아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좋습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제가 2주 안에 이들을 위한 가장 날카로운 작살, MVP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그동안 박대리님은, 이 우럭들이 어떤 미끼를 가장 좋아하는지, 어떤 시간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지를 더 깊이 파고들어 주십시오. 우리가 작살을 던져야 할 정확한 시간과 위치를 알려달라는 겁니다.”
그 순간, 나는 전율했다. 그의 속도와 나의 깊이가, 처음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나의 신중함을 ‘느림’이라 비난하지 않았고, 나는 그의 속도를 ‘성급함’이라 우려하지 않았다. 그의 루어는 나의 지도를 따라 날아갈 것이고, 나의 원투 채비는 그의 배가 멈춰선 그 자리에서 가장 깊은 곳을 향해 내려갈 터였다.
그날 이후, 우리의 회의는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 우리는 더 이상 대립하지 않았다. 김현승이 “A라는 기능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죠!”라고 제안하면, 나는 “좋습니다. 대신 A 기능을 가장 반길 고객층의 데이터를 보니, 그들은 B라는 작은 편의 기능에 훨씬 더 열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A에 B를 더하면, 우리의 낚싯바늘은 훨씬 더 매력적인 미끼가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하나의 완벽한 낚시 전략을 완성해나가고 있었다.
금요일 오후, 퇴근 준비를 하던 내게 김현승이 다가와 툭 던졌다.
“박대리님, 주말에 뭐 하십니까?”
“글쎄요. 아마… 낚시나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우럭 잡으러요?”
“네, 뭐… 그렇죠.”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시… 제 루어 던질 자리도 하나쯤은 남아 있습니까?”
나는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경쟁심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이 가득했다. 나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대신, 제가 너무 깊은 곳만 파고들지 않도록, 가끔씩은 수면 위로 끌어내 주셔야 합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창밖으로 저물어가는 도시의 풍경이 보였다. 나는 처음으로, 다가올 주말의 바다와, 그다음 주의 사무실이 모두 똑같은 무게로 기대되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토요일 새벽의 공기는 늘 차갑고 비릿했지만, 그날은 유독 달랐다. 조수석에 앉은 김현승의 어색한 침묵이 차 안의 온도를 몇 도쯤 더 낮추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라디오 소리에만 의지한 채 한 시간 넘게 달렸다. 탕비실에서의 악수가 해결해 준 것은 업무적인 방향성이었을 뿐, 아직 우리 사이의 서먹함까지 녹여주지는 못했다.
내가 그를 데려온 곳은 지난 몇 주간 나를 좌절시키고 또 성장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방파제였다. 나의 홈그라운드. 거친 조류가 흐르고, 수중여가 험하게 발달한 곳.
“여기가 박대리님이 말씀하시던 그 우럭 포인트입니까?”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김현승이 물었다. 그의 손에는 내가 쓰던 묵직한 원투낚싯대가 아닌, 깃털처럼 가볍고 날렵한 루어 낚싯대가 들려 있었다.
“네. 저기 조류가 서로 부딪히는 저 지점 아래, 큰 바위들이 잠겨 있습니다. 그 틈에 놈들이 숨어 있죠.”
나는 익숙하게 낚싯대를 펴고 채비를 시작했다. 무거운 봉돌, 단단하게 묶은 카본 목줄, 그리고 큼직한 갯지렁이. 깊은 곳에 숨어있는 단 한 번의 입질을 기다리기 위한, 나의 신중하고 무거운 채비였다. 반면 김현승은 간단했다. 그는 허리에 찬 작은 가방에서 반짝이는 쇠붙이 루어 하나를 꺼내 ‘딸깍’ 소리와 함께 낚싯줄에 연결했다. 준비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는 방파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수면을 살폈다.
“이렇게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 게 지루하지 않으세요?” 채비를 던지고 낚싯대를 거치대에 올려놓은 나를 보며, 그가 물었다.
“깊은 곳에 숨은 놈들은, 자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잘 안 움직여요. 그놈이 경계를 풀고 입을 여는 바로 그 순간을 기다리는 거죠.”
“기다리는 건 제 성미에 안 맞아서요.”
그는 가볍게 손목을 놀려 루어를 캐스팅했다. ‘슈욱-’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루어는 총알처럼 날아가 수면에 착륙했다. 그는 릴을 감으며 낚싯대 끝을 ‘탁, 탁’ 하고 짧게 튕겨주었다. 마치 살아있는 작은 물고기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듯한 움직임. 그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았다. 몇 번 던져보고 반응이 없으면, 곧바로 자리를 옮겨 다른 곳을 탐색했다. 방파제 끝에서 끝까지, 그의 발과 낚싯대는 쉴 틈이 없었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저것이 바로 김현승의 방식이었다. 기다리는 대신,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내는 것.
한 시간이 지났다. 우리 둘 다 입질 한번 받지 못했다. 지루함보다는, 묘한 동질감이 우리 사이에 흘렀다. 바다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침묵을 선물하고 있었다. 김현승이 잠시 내 옆으로 다가와 보온병의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허탕이네요. 박대리님 말대로, 오늘 물고기들은 입을 꾹 닫고 있나 봅니다.”
바로 그때였다. 방파제에서 50미터쯤 떨어진 수면 위에서, 갑자기 ‘푸드득!’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작은 물고기 떼가 은빛 비늘을 흩뿌리며 튀어 올랐다.
“저기!”
내가 소리치기도 전에, 김현승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그는 순식간에 그 지점을 향해 루어를 던졌다. 그의 루어는 정확하게 물고기 떼가 튀어 오른 그 자리에 떨어졌다. 그가 빠른 속도로 릴을 감기 시작하자마자, ‘쿠쿵!’ 하는 굉음과 함께 그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왔다!”
‘치이이익-!’ 김현승의 릴에서 드랙이 비명을 지르며 풀려나갔다. 수면을 박차고 달리는 농어였다. 나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김대리님, 버텨요! 절대 힘으로 당기면 안 됩니다!”
나는 그의 옆으로 달려가 뜰채를 준비했다. 거대한 농어와 김현승 사이에 벌어지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 그의 빠른 루어가, 마침내 잠잠했던 바다의 포식자를 깨운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저 포식자의 등장은, 수면 아래의 세계에도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바위틈에 숨어 있던 우럭 놈들 역시 극도로 긴장하거나, 혹은 혼란 속에서 경계심이 흐트러졌을 터. 바로 지금이, 내가 기다리던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나는 급히 내 자리로 돌아가 낚싯대를 들었다. 그리고 농어가 날뛰는 그 지점과, 내가 노리던 바위틈 사이의 경계 지점을 향해 채비를 다시 던졌다.
김현승이 몇 분간의 사투 끝에 마침내 거대한 농어를 뜰채에 담는 순간, 내 낚싯대 끝이 ‘툭.’ 하고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빨려 들어갔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챔질했다. ‘쿵!’ 바닥에 처박히는 묵직한 무게감. 우럭이었다.
숨 막히는 몇 분이 흘렀다. 김현승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농어를 바라봤고, 나는 내 낚싯대를 통해 전해져 오는 육중한 저항과 사투를 벌였다. 마침내 수면 위로 검붉은 우럭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김현승은 자기가 잡은 농어는 잊은 채, 내게 달려와 뜰채를 들어주었다.
우리는 방파제 바닥에 나란히 놓인 두 마리의 물고기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수면 위를 질주하는 은빛 농어와, 깊은 바위틈을 지키던 검붉은 우럭. 너무나 다른 두 마리의 포식자.
김현승이 먼저 침묵을 깨고 웃음을 터뜨렸다.
“와… 대박이네요. 제가 위에서 소란을 피우는 동안, 박대리님은 그 밑에서 조용히 대물을 노리고 계셨군요.”
“김대리님이 수면을 시끄럽게 해주신 덕분에, 저 녀석이 경계를 풀고 미끼를 문 겁니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나는 깨달았다. 우리는 그저 다른 낚시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의 루어는 바다의 표면을 읽는 레이더였고, 나의 채비는 심해를 탐사하는 잠수정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바다를 보완하며, 마침내 하나의 완벽한 지도를 완성한 것이다.
“돌아가는 길에, 라면이나 끓여 먹고 가시죠.”
김현승이 말했다.
“좋습니다. 제가 잡은 우럭 넣어서 끓여 먹으면, 기가 막힐 겁니다.”
나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는 더 이상 어색한 동료가 아니었다. 같은 바다를 읽고, 서로의 조과를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단 한 팀의 낚시꾼이었다.
해가 방파제 너머로 기울기 시작했다. 바다는 격렬했던 싸움의 기억을 지워내듯, 잔잔한 금빛 물결로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 발밑에는 너무나 다른 두 마리의 포식자가 나란히 누워 있었다. 수면의 속도를 지배하는 은빛 농어와, 심해의 고요를 지키는 검붉은 우럭. 그것은 마치 나와 김현승,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아드레날린이 가라앉자, 허기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우리는 약속대로 라면을 끓이기 위해 짐을 풀었다. 김현승은 익숙한 동작으로 휴대용 버너에 불을 붙이고 냄비에 물을 올렸다. 그의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고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시선이, 내가 도마 위에 올려놓은 우럭에게 향해 있음을 느꼈다.
“박대리님, 회 뜰 줄도 아십니까?”
“어깨너머로 배운 거라, 잘하지는 못합니다.”
나는 지난번 우럭을 잡았을 때 샀던 작은 회칼을 꺼내 들었다. 칼을 쥐는 순간, 주변의 모든 소음이 멀어지고 오직 나와 우럭만이 남았다. 나는 먼저 칼등으로 억센 비늘을 긁어냈다. ‘서걱, 서걱.’ 거칠지만 정직한 소리. 내장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냈다. 그리고 포를 뜨기 시작했다.
등뼈를 따라 조심스럽게 칼을 넣고, 뼈를 긁는 감각에 집중하며 천천히 살을 발라냈다. 이전처럼 살점이 너덜너덜해지거나 뼈에 붙어 낭비되는 일은 없었다. 몇 번의 실패와 연습 끝에, 내 손은 이제 칼의 길을 알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김현승이 나직이 감탄했다.
“와… 저는 생선은 먹을 줄만 알았지, 이렇게 다루는 건 처음 봅니다. 대단하시네요.”
“김대리님이 농어 낚아채는 속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건 그저 느리고 지루한 작업일 뿐이죠.”
“아닙니다.”
그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오늘 박대리님이 왜 그토록 ‘깊이’를 이야기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저는 수면에서 일어나는 현상만 쫓았지, 그 아래에 이런 단단한 놈이 버티고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물이 끓기 시작했다. 나는 잘 발라낸 우럭 살점 몇 점을 냄비에 넣었다. 뽀얀 속살이 뜨거운 물 속에서 하얗게 피어올랐다. 라면 수프와 면을 넣자, 매콤한 냄새와 생선 육수의 시원한 향이 뒤섞여 허기진 배를 자극했다.
우리는 방파제에 걸터앉아, 냄비 뚜껑을 앞접시 삼아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라면이었다. 갓 잡은 우럭 살은 탱탱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혔고, 뼈에서 우러난 깊은 국물은 그 어떤 조미료로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이었다. 우리는 허겁지겁 면을 건져 먹으며, 오랜만에 아이처럼 웃었다.
“이거 진짜 기가 막히네요. 앞으로 회사 탕비실에 이 라면 좀 끓여놔야겠습니다.”
김현승의 농담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 맛은, 낚싯대를 던져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맛이죠.”
우리는 따뜻한 국물을 마시며, 다시 일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전처럼 날카로운 논쟁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하려는 프로젝트도 똑같네요.”
김현승이 입을 열었다.
“저는 수면 위에서 날뛰는 농어 떼, 그러니까 당장 눈에 보이는 시장의 트렌드와 경쟁사만 쫓으려 했습니다. 빠르게 잡지 않으면 놓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박대리님은 그 아래에 숨어있는 진짜배기, 우럭 같은 충성 고객들을 보고 계셨던 겁니다.”
“김대리님이 농어를 낚아주지 않았다면, 우럭은 영원히 바위틈에서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큰 흐름을 만들어내는 건 김대리님의 속도입니다. 저는 그 흐름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건져 올릴 뿐이고요.”
우리는 더 이상 서로를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바다는 이미 우리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차 안, 더 이상 어색한 침묵은 없었다. 우리는 월요일에 있을 회의와, 다음 주말에 도전해 볼 새로운 낚시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경쾌한 루어의 움직임이, 내 목소리에는 묵직한 원투의 기다림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창밖으로 도시의 불빛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깨달았다. 나는 그저 동료 한 명을 얻은 것이 아니었다. 나는 나의 바다를 함께 읽어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또 다른 낚싯대를 얻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