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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극복하고 대중 앞에 서는 법

by 돌부처

직장 생활은 끊임없는 '무대'의 연속입니다. 작게는 팀 회의에서의 짧은 발언부터, 크게는 수백 명의 청중 앞에서의 프레젠테이션까지. 우리는 매일 누군가에게 평가받는다는 두려움, 그리고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이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가면 증후군'의 공포와 싸워야 합니다.


이 두려움은 신입사원에게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지만,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순간 비로소 진짜 프로페셔널로 거듭나는 통과 의례가 되기도 합니다.




시트콤 <오피스>의 한 에피소드는, 이 '무대 공포증'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한 편의 영웅 서사시처럼 풀어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무실의 '자칭 2인자'인 괴짜 영업사원입니다. 그는 평소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치고,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는 데 거침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지역 최고의 영업사원 상'을 받게 되어,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 앞에서 수상 연설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토록 오만했던 그가, 연설을 앞두고 극도의 공포에 질려버린 것입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꼴을 당할까 봐,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비웃을까 봐 몸을 사시나무처럼 떱니다. 이것은 단순히 숫기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이것은 자신의 '완벽한 권위'가 무너지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입니다.


그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평소 그를 가장 싫어하고 조롱하던 에이스 영업사원입니다. 그는 겉으로는 장난스러운 척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공포에 질린 2인자에게 한 가지 팁을 줍니다. "청중을 두려워하지 마. 대신 그들을 지배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연설가들의 제스처와 화법을 흉내 내봐."


그리고 그는 2인자에게 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니, 심지어 히틀러의 연설 영상을 보여주며, 그들의 광기 어린 손짓과 강렬한 억양을 연습시킵니다. 물론 이것은 에이스의 짓궂은 장난입니다. 그는 2인자가 무대 위에서 독재자 흉내를 내며 망신을 당하는 꼴을 보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무대에 선 2인자는 처음에는 주눅이 들어 목소리조차 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에이스의 조언을 떠올린 순간, 그는 돌변합니다. 그는 연단들 두 주먹으로 내리치며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제스처로 청중을 압도하기 시작합니다. "피만이 바퀴를 굴릴 것이다!"와 같은 기괴하고 선동적인 문구들을 외치지만, 놀랍게도 청중들은 그의 광기에 열광하며 기립 박수를 보냅니다.


그는 내용의 논리성이나 우아함이 아니라, 오직 '에너지'와 '확신'만으로 청중을 지배해 버린 것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발표'와 '설득'의 본질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생각 해 볼거리를 전해줍니다.


첫째, 청중은 '완벽한 논리'보다 '확신에 찬 태도'에 더 크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신입사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자신의 내용을 완벽하게 전달하려다 오히려 긴장하여 신뢰감을 잃는 것입니다. 내용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내가 내 말에 대해 100%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당당한 태도(설령 그것이 연기일지라도)는 청중에게 강력한 신뢰를 줍니다.


둘째, 두려움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2인자는 자신의 공포를 억누르는 대신, 그것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전환하여 무대 위로 쏟아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는 열정적인 외침이 되었고, 굳은 몸짓은 단호한 제스처가 되었습니다. 무대 위에서의 긴장감은, 당신이 이 자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산할 때, 당신은 무대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가장 훌륭한 조언자는 때로는 당신의 경쟁자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에이스는 장난으로 팁을 주었지만, 그 팁은 결과적으로 2인자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비판이나 조롱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어, 당신을 성장시키는 무기로 활용하십시오.


당신은 지금 어떤 무대 앞에 서 있습니까?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숨고 싶습니까?


그 두려움은 당신만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저 무대 위의 가장 당당해 보이는 리더조차, 마이크를 잡기 전에는 손을 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 용기의 순간, 당신은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당신의 목소리가 훨씬 더 크고 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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