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그렇게 만든다
회사라는 낯선 정글에 처음 발을 디딘 신입사원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감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고립감일 것입니다. 업무는 손에 익지 않아 서툴고, 회의 시간 오가는 전문 용어들은 외계어처럼 들리며, 점심시간에 누구와 밥을 먹어야 할지조차 막막한 그 순간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나를 보호해 줄 무언가를 찾게 됩니다. 그것은 든든한 멘토일 수도 있고, 마음 통하는 동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 그 불안감을 파고드는 것은 정치라는 이름의 검은 손길입니다.
오늘은 신입사원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 즉 섣부른 라인 타기와 가짜 동맹의 함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줄을 잘 서느냐 못 서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신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타인의 손을 잡는 순간, 당신이 치러야 할 혹독한 대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펜실베이니아의 한 제지 회사를 배경으로 한 시트콤에는 이런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사무실의 자칭 2인자라 불리는 괴짜 직원이 동료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넵니다. 다가올 구조조정의 공포에 맞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외부의 적을 견제하자는 비밀 동맹을 맺자는 것입니다.
물론 이 동맹은 상대방의 불안심리를 이용한 일방적인 장난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우스꽝스러운 소동 속에서, 불안한 인간이 얼마나 쉽게 타인의 의도에 조종당할 수 있는지를 목격하게 됩니다.
한국의 대기업 사무실에서도 이와 유사한, 하지만 훨씬 더 은밀하고 위험한 제안들이 매일같이 오고 갑니다. 입사 초기, 아직 팀의 역학 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당신에게 유독 친절하게 다가오는 선배가 한 명쯤은 있을 것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커피를 사주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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