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정반대인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by 돌부처

우리는 본능적으로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립니다.

취향이 비슷하고, 웃음 코드가 맞고, 무엇보다 일하는 스타일이 비슷한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편안합니다.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척하면 척이고, 갈등이 생길 일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팀을 꾸리거나 파트너를 고를 때, 무의식적으로 나를 닮은 사람, 즉 나의 복제품을 찾으려 애씁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편안함은 곧 정체를 의미합니다. 나와 똑같은 사람과 일한다는 것은, 나의 강점이 두 배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의 약점과 사각지대 또한 두 배로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못 보는 것을 그도 못 보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을 그도 두려워합니다. 결국 그 조직은 거대한 구멍을 가진 채 굴러가다 벼랑 아래로 추락하게 됩니다.


성공하는 조직, 그리고 성장하는 개인에게 필요한 것은 편안한 친구가 아니라,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나와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내가 결코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 즉, 나의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줄 상호 보완적인 파트너입니다.


오늘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의 제지 회사에서 가장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두 영업사원이, 어떻게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최고의 콤비가 되었는지를 통해, 다름이 어떻게 힘이 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나와 정반대인 사람을 찾아나서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시트콤 오피스에는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일 수 없어 보이는 두 명의 영업사원이 등장합니다.


한 명은 에이스 영업사원입니다. 그는 세련된 화술과 유머 감각,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탁월한 눈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고객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라포를 형성하는 데 천재적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그는 끈기가 부족하고, 디테일에 약하며, 지루한 서류 작업이나 집요한 추적 관리를 싫어합니다. 그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능하지만, 마침표를 찍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다른 한 명은 규칙에 집착하는 자칭 2인자입니다. 그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며, 때로는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 정도로 공격적입니다. 하지만 그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입니다. 회사의 모든 제품 스펙을 줄줄 꿰고 있고, 한번 물은 고객은 절대 놓지 않는 집요함이 있으며, 어떤 서류 작업도 꼼꼼하게 처리하는 완벽주의자입니다.


사무실 안에서 이 둘은 앙숙입니다. 에이스는 2인자를 꽉 막힌 너드라고 놀리고, 2인자는 에이스를 게으른 베짱이라고 경멸합니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인 취급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짝을 이뤄 영업 현장에 나갔을 때, 기적이 일어납니다.


에이스가 특유의 친화력으로 닫혀 있던 고객의 사무실 문을 엽니다. 그는 가벼운 스몰 토크로 분위기를 풀고, 고객이 경계심을 내려놓게 만듭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고객이 까다로운 기술적 질문을 던지거나 가격 흥정을 시도하며 망설일 때, 에이스는 주춤합니다.


바로 그때, 뒤에 서 있던 2인자가 치고 나옵니다. 그는 에이스가 대답하지 못한 기술적 데이터를 속사포처럼 쏟아내고, 경쟁사와의 비교 우위를 논리적으로 증명하며, 강한 확신으로 고객을 압박합니다. 에이스가 열어젖힌 문으로 2인자가 들어가 깃발을 꽂는 것입니다.


고객은 에이스에게서 인간적인 호감을, 2인자에게서 전문적인 신뢰를 느낍니다. 두 사람은 서로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저 녀석이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들의 성공은 성격이 맞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성격이 정반대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에이스의 유연함은 2인자의 경직됨을 부드럽게 만들었고, 2인자의 집요함은 에이스의 느슨함을 단단하게 조였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상호 보완의 힘입니다.




한국 기업, 특히 리더가 강력한 권한을 가진 조직에서 가장 흔하게 목격되는 실패의 원인은 바로 코드 인사입니다. 리더는 자신과 말이 잘 통하고, 자신의 생각에 즉각적으로 동의해 주는 사람들을 주변에 채웁니다.


추진력이 강하고 불도저 같은 성향의 리더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는 자신처럼 목소리가 크고 실행력이 좋은 사람들을 팀장으로 발탁합니다. 회의 시간은 으쌰으쌰 하는 활기로 가득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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