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상담원과 통화하기 위해 얼마나 긴 인내심이 필요한지 말입니다.
기계음은 끊임없이 말합니다.
"1번은 배송 조회. 2번은 반품 신청. 0번은 상담원 연결입니다."
0번을 누르면 또 다른 기계음이 나옵니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지연되고 있으니 챗봇을 이용해 주세요."
우리는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지르며 상담원 연결을 외치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기계의 반복된 안내뿐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각 백화점 브이아이피 라운지나, 프라이빗 뱅킹 센터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객이 들어오면 지배인이 이름을 부르며 달려 나오고 담당 직원은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추며 고객의 사소한 불평까지 다 들어줍니다. 대기 시간은 없습니다. 기계음도 없습니다. 오직 따뜻한 사람의 목소리와 온기만이 존재합니다.
과거에는 기계가 비싸고 사람은 쌌습니다. 그래서 부자들만이 자동차나 세탁기 같은 기계를 썼고, 서민들은 몸으로 때웠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이 공식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기계와 알고리즘은 공짜에 가까울 정도로 저렴해졌지만 사람의 시간과 관심, 즉 휴먼 터치는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최고의 사치재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인공지능이 보편화될수록 역설적으로 벌어지는 인간 소외의 풍경과 사람의 온기가 돈으로 거래되는 냉혹한 신계급 사회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우리는 흔히 기술이 발전하면 모두가 편리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키오스크가 생겨서 주문이 빨라지고 챗봇이 생겨서 24시간 상담이 가능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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