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는 주기적으로 마음의 감기가 찾아옵니다. 우리는 흔히 이를 3, 6, 9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입사 3년 차, 6년 차, 9년 차가 될 때마다 퇴사 욕구가 치솟고,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는 현상입니다.
첫해의 긴장감과 배움의 열정은 사라졌습니다. 업무는 손에 익어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더 이상의 설렘은 없습니다. 매일 똑같은 보고서, 똑같은 회의, 똑같은 점심 메뉴. 어제와 오늘이 구분되지 않는 무한 루프의 시간 속에 갇힌 기분입니다.
"나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이렇게 10년을 더 다니면 나에게 남는 게 뭘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하면, 사무실은 거대한 늪처럼 느껴집니다. 발을 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상태. 상사의 지시는 소음으로 들리고, 동료들의 열정은 가식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직장인 사춘기라고 부릅니다. 십 대의 사춘기가 신체적 성장에 정신이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혼란이라면, 직장인의 사춘기는 나의 성장 욕구를 조직의 현실이 채워주지 못할 때 발생하는 딜레마입니다.
오늘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의 제지 회사에서 한 지점장이 자신의 창의적인 열정을 불태우다 회사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과정을 통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이 지독한 슬럼프의 정체와, 그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시트콤 오피스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직장인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가장 서글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낸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본사에서 각 지점을 홍보할 TV 광고를 제작하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지점장 마이클 스캇은 흥분합니다. 그는 평소 자신이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는 본사에서 파견한 광고 전문가들의 뻔한 아이디어를 거부하고 선언합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광고를 만들겠다!"
그는 직원들을 모아 시나리오를 쓰고, 역할을 배분하고,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시작합니다. 직원들 역시 처음에는 귀찮아하다가, 마이클의 순수한 열정에 감화되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팸은 로고를 디자인하고, 대릴은 음악을 만들고, 짐은 감독을 돕습니다. 그 며칠 동안, 사무실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창작의 스튜디오가 됩니다. 그들은 제지 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는 아티스트였습니다.
마이클은 밤을 새워 편집을 마치고, 마침내 완성된 결과물을 본사로 보냅니다. 그는 자신의 광고가 채택되어 TV에 방영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며칠 뒤, 본사의 결정이 내려집니다. 마이클의 광고는 거절당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너무 길고, 아마추어 같고, 회사의 브랜드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다."
본사는 전문 광고대행사가 만든, 세련되지만 영혼 없는 5초짜리 광고를 방영하기로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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