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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군 Oct 04. 2024

부산 경남

한국전쟁 당시 부산 경남은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였고, 인민군에게 한 번도 점령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지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 중 이 지역에서 일어났던 학살은 모두 한국 정부에 의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 흔적은 매우 깨끗하게 지워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부산은 그 흔적이 지워진 정도가 매우 심했다. 

다른 지역의 사건 현장들이 방치된 채 잊혀지고 있지만 찾아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부산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등으로 그 흔적이 아예 덮여 버렸다. 그리고 흔적이 있더라도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매우 초라했다. 통영의 무지기 고개 근처 버스 정류장에 있던 원혼비는 정말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 

커다란 국군 전승비에 비해 한 없이 초라한 원혼비는 긴 세월 동안 속으로만 피눈물을 삼켜야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 해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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