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열흘이 지나고, 수민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밤, 시간 있어요?"
재근은 바로 그날 중요한 공연이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당연하죠."
무대를 포기하고 그녀를 만나러 간 것은 재근에게도 충격적인 선택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여자 때문에 무대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그날 밤, 재근은 수민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세계를 쉽게 열어주지 않았다.
육체는 나누되, 마음은 꽁꽁 닫아둔 채.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에요?"
"비밀이에요."
"어디 사는데요?"
"그것도 비밀."
수민은 자신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유령처럼 재근의 삶에 들어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재근은 매일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수민은 소식이 없었다.
재근은 처음으로 상실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