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근은 수민을 근처 카페로 안내했다.
이번에는 진짜 카페였다.
그들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우연이네요."
"싱가포르에서 널 만날 줄은 정말 몰랐어."
수민은 더 단단해 보였고, 재근은 더 차분해져 있었다.
수민은 물었다.
"그때 왜 잡지 않았어?"
재근은 쓴웃음을 지었다.
"잡았어도 넌 떠났을 거잖아."
수민은 고개를 숙였다.
"맞아. 그땐 떠났을 거야."
침묵이 흘렀다.
재근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왜 그랬어? 왜 날 떠났어?"
수민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두려웠어. 네가 너무 강하게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게. 내가 너에게 완전히 무너질까 봐."
그녀의 고백은 재근에게 충격이었다.
수민이 두려웠다니.
항상 단단하고 강인해 보였던 그녀가.
"그런데 왜 지금은...?"
수민은 테이블 위에 놓인 재근의 손을 살짝 건드렸다.
"네 노래를 들었어. '불공평한 사랑의 게임'이라는."
재근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네가 떠난 빈자리는 무대조차 채울 수 없어
매일 밤 박수 소리에 네 목소리를 찾았지
이제 알아, 사랑은 이기는 게임이 아니란 걸
지더라도 널 사랑한 시간만은 영원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