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사람들 5(최종회)

5화 〈끝나지 않은 시합〉

by 라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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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났다.

조용한 체육관에는 아직

공이 굴러가는 소리만 남아 있었다.


관중의 함성도, 코치의 휘슬도 사라진 자리.

서윤은 벤치에 앉아 신발끈을 천천히 풀었다.

발목에 남은 테이핑 자국이 한 해의 시간을 말해주는 듯했다.


“이제 좀 쉬어야지.”

리베로 가희가 옆자리에 앉았다.

서윤은 웃으며 대답했다.

“쉬고 싶은데… 이상하게 마음은 아직 경기에 있네요.”


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거야. 시합은 끝났지만, 우리 안의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끝나지 않은 시합.’

그건 이긴 팀의 표현도, 패배한 팀의 위로도 아니었다.

그건 단지, 살아가는 사람들의 리듬이었다.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

남겨둔 아쉬움, 그리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무언의 다짐.

그 모든 게 뒤섞여 서윤의 마음 속에서 여전히 뛰고 있었다.


며칠 뒤

서윤은 코트 대신 산책길을 걸었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부드러웠다.

그 빛이 마치 긴 재활의 시간을 통과해 온 자신을 다독이는 듯했다.


“다시 뛰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도 시합의 일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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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이상하리만큼 편안했다.


한편, 가희는 체육관에 남아 벽에 공을 맞히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텅 빈 공간에 공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그건 소음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마음의 맥박 같았다.


“서윤이 다음 시즌엔 완전히 돌아올 거야.”

가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한 번 낮게 몸을 굽혔다.

공이 튀었고, 손끝이 그 궤적을 따라갔다.

그녀의 자세는 여전히 단단했다.


시합은 끝났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다시 무릎을 굽히고, 다시 공을 받으며,

다시 마음을 단단히 붙드는 사람들.


그들의 경기는 늘 코트 안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삶 속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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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시합은

‘계속 도전한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도 살아 있다는 증거다.

오늘도 누군가는 넘어지고, 또 누군가는 다시 일어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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