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어떤 여자가 고함을 지르다 급기야 엉엉 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이 동네 이사 오고 나서는 새벽녘 저런 소음은 흔한 일이다.
이제는 새삼 놀랍지도 무슨 일로 저 소란인지 궁금하지도 않다.
그저 알람 소리쯤으로 여기며 태연하게 잠에서 깨어 일어났다.
아마도 밤새 술을 퍼 먹고 귀가하던 중에 함께 어울렸던 그 친구나 또는 그 연인과 다툼이 일어난 상황일 걸로 짐작해 볼뿐이다.
오늘 새벽은 길바닥에서 소리소리 지르다 급기야 엉엉 울고 있는 여자가 저 소란이지만, 어떤 날은 가수가 꿈인 자인지 단지 술기운에 기분이 좋아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골목이 떠나가라~ 지금 시간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곤히 자고 있을 새벽 시간이란 건 안중에도 없이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무슨무슨 새끼 무슨무슨 놈... 욕설이 대화의 대부분인 젊은 남자 몇이 귀신같은 웃음소리로 떠들며 어딘가로 몰려가느라 새벽 골목이 시끄러울 때도 있다.
그래... 지나가니 산다. 소음이 금세 사라지니 그나마 또 잠에 들 수도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1인가구로 많이 사는 동네이니 만큼 새벽 소음의 주범들은 주로 밤새워 음주가무를 즐기다 만취상태로 자기 집을 찾아가거나 또는 2차 3차 4차...로 옮겨가고 있는 젊은 사람들인 걸로 추정된다.
반면, 새벽잠을 깨워가며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소음도 들린다. 그런 소리를 굳이 소음이라 부르긴 미안한 맘도 있지만 가끔은 그 소리에 곤한 잠이 깨이는 통에 미안해도 어쩔 수 없이 소음이라 적어본다.
띠띠띠... 청소차가 내는 소음에 아저씨들이 일하시며 큰 소리로 욕하거나 웃으며 나누는 짧은 대화, 새벽배송을 위해 철커덩 철커덩 택배차량 문 열고 닫히는 소리며 다음 배송을 위해 차가 급하게 출발하며 내는 굉음이 그러하고.
유독 일찍 유독 요란하게 유독 오래도록 출근준비를 하는 602호 남자의 씻는 소리, 드라이어 소리.
쾅~!! 하고 늘상 벽이 부서져라 문을 닫는 504호 남자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들어오며 잠을 깨운다.
길고양이까지 한몫할 때가 있다. 영역싸움을 하거나 발정기 때는 앙칼지고 날카롭고 지속적인 그 울음소리로 동네가 떠나간다. 피로하다.
타인에게서 느끼는 이런 다양한 소음들을 우리 집에서도 역시 다양한 이유로 생산되고 있을지 모를 일인데.
당장 밤새도록 건물을 흔들만한 데시벨로 코 골고 주무시는 우리 집 곰탱씨의 민폐는 내 이웃에게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다. 한여름에도 밀실을 만들고 주무시는 걸로 일단 예방을 하고 있어서인지 아직 민원제기를 한 사람은 없지만 어느 집에선 밤마다 소음방지 귀마개를 하고 힘들게 잠에 드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제 발이 저린다. 할 수만 있다면 이웃집에 가서 우리 집에서의 소음을 한번 체크해 보고 싶은 마음도 들때가 있다.
어쨌든 상생해야 하니 서로서로가 최대한 조심하고 배려하며 살아야 살아질 것이다.
발뒤꿈치에 힘부터 빼고 살살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