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탱씨와 곰탱이

2011.09.01

by 갱구리

밤.

곰탱씨 마중 나가는 길.

저만치... 곰탱씨가 걸어온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오른손에 분명 뭔가 달랑달랑 들고 온다.

'뭘 들고 오는 거지?... 식빵 샀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어도 뭔지... 도대체 모르겠다.

그런데 이 남자 날 발견하고선 자꾸 더 흔든다. 달랑달랑달랑...

'뭐지???... 도대체?? 저건? ㅎㅎㅎㅎㅎ...'


바로 내 앞에 와 섰을 때...

눈앞에 불쑥 들이밀고 나서야 알게 된 그것의 정체는.

작은 곰돌이 인형...!!!

"ㅎㅎㅎㅎ. 뭐예요. 이게?? 오다 뽑았어??"

"응... ㅎㅎ. 500원 넣고 하나 건졌지... 나 잘했지?"

... 두 겹의 마스크 안에서도 마구마구 흘러나오는 저 뿌듯 뿌듯 미소.

"나 주는 거죠???"

"그럼!!!!! 자기 꺼지."

"ㅋㅋㅋ. 고마워~~~요"

..... 곰탱씨가 자기 닮은 곰탱이를 선물했다.


별거 아니지만,

나 줄려고 작정하고 뽑았을 것도 아니지만,

그 밤에 그렇게 운 좋게 집어 올린 작은 인형에 담아 건넨 곰탱씨 마음...

이게 고맙고,

저것도 고맙고,

이래서 미안하고,

저래서 또 미안하고.....

............ 담긴 그 마음들이...

일일이 얘기하지 않아도 고스란히 그대로 전해져 왔다.


귀뚜라미 울고,

가을 뭍은 바람도 스쳐가고,

앞으로 날마다 건강해질 사랑하는 내 남편이 옆에서 웃고 있고....

이제는 내가 신나게 달랑달랑 흔들며 작은 곰탱이와 셋이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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