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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킨무무 Jun 04. 2024

Ideal of human decency

<Number the stars>_ Lois Lowry, HMH





뉴베리 상을 두 번이나 받은 뉴베리 수상 전문가(?) 로이스 로리의 첫 번째 뉴베리 수상작이다. 1940년대 스웨덴의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한 앤마리라는 소녀와 그녀의 친구 엘렌의 이야기다. 엘렌은 유대인이라는 설정으로 그녀는 다윗의 별 목걸이를 항상 목에 걸고 있는데 모종의 사건으로 앤마리에게 그것을 맡기게 된다.


<책이 노니는 집>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조선시대의 천주교박해를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화자로 등장하며 아이의 시선으로 목격한 홀로코스트를 묘사한다. 이유 없이 어느 날 사라지는 이웃들과 골목마다 배치된 군인들에게서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던 시대, 버터와 컵케이크를 먹어 본 지 오래고 가죽이 귀해서 물고기비늘로 만든 구두를 사 신는 에피소드에서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시대상황을 잘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실제 역사의 잔혹한 지점을 아이인 화자가 묘사할 때 좋은 점은 서술이 객관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되려 보편적인 윤리와 도덕관으로 우리의 지나온 길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또한 엔딩이 어느 정도 희망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고 싶다.


"..and I want you all to remember-that you must not dream yourselves back to the times before the war, but the dream for you all, young and old, must be to create an ideal of human decency, and not a narrow-minded and prejudiced one." p.137


작가가 후기에 발췌한, 캐릭터 구상 시 참고했던 역사적 인물인 당시 덴마크저항단의 리더 청년이 사형집행 전날에 어머니에게 남긴 편지의 일부다. 전쟁 전의 삶을 꿈꾸지 말고 인간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세계를 꿈꿔야 한다는 그의 말은 비단 나치와의 전쟁에서 뿐만이 아니라 인류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 외 흥미로웠던 점이 두 가지 있었는데 첫째는 덴마크가 나치에 함락당한 후 국왕 크리스티안 10세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호위도 없이 아침마다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홀로 말을 타고 시내를 돌았다는 일화가 진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마지막에 앤마리가 목숨을 걸고 삼촌에게 전달했던, 독일군의 개의 후각을 마비시키는 손수건 역시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밀항자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낸 실제 발명품이었다는 것.(이건 진짜 창작인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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