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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킨무무 Jun 21. 2024

공포 장르 세계관의 클래식

<러브크래프트 전집 1>_H.P.러브크래프트, 정진영 옮김, 황금가지






괴기, 음울, 사악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러브크래프트의 전집 중 첫 번째 권이다. 1890년 생으로 마흔 일곱이 채 되지 못하고 1937년 암으로 사망했다. 사랑만들기 장인 같은 그의 이름과는 반대로 그의 작품은 흑마법, 우주에서 온 촉수괴물, 고대신화의 괴수 소환 같은 이류 공포소설 같은 느낌이 진득하다. 생전에는 문학으로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게 100년 전 작품이다라고 하면 오오, 시대를 잘못 만난 것 같다. 현재의 장르소설의 아버지 같은 느낌.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러 작품이 공통의 거대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느낌으로 인류의 미지에의 공포와 숙명적인 파멸이 이야기의 골자이다. 패턴도 다소 반복되는데 대부분 1인칭 화자의 시점, 우연히 발견되는 수기, 공포에의 맞닥뜨림, 혼절, 도망, 정신적 착란이 공통적이다. 이게 다소 진부하다 느낄 수 있는 것은 다시 말하면 이 패턴을 수많은 공포장르에서 줄기차게 써먹어 온 탓이 아닌가 싶기도. 거의 이 장르의 클래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또한 인스머스, 아컴, 크툴루, 네크로노미콘 같은 그가 만들어낸 세계가 낯설지 않은 것은 내가 여태껏 봐왔던 영화, 만화, 게임, 소설들이 그의 세계관에서 어마무시한 영향을 받은 까닭인 듯 싶다. 매우 흥미를 돋우는 세계관이지만 작품전반에 깔려있는 나와 다른 외양의,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는 작가의 인종차별적 사고에 기저 한다는 평도 있다. 아마 그런 이유로 빠와 까가 치열하게 공존하는 작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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