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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킨무무 Aug 07. 2024

드디어 이야기가 완성된다

<미키 7 : 반물질의 블루스>_애드워드 애슈턴, 황금가지






"나는 가끔씩 또 다른 나를 생각할 때가 있다. 마샬이 죽던 밤 서버에 업로드 된 그 말이다. 내가 은퇴했다는 사실은 그가 존재할 기회를 결코 얻지 못할 거라는 뜻이다. 이성적인 표현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 그가 서버 안에 실제로 머물면서 전전긍긍하며 얼른 내가 죽기만을 고대하고 있다는 소리가 아니다. 지금 그는 하나의 관념에 불과하며 서버라는 불확실한 상황에 갇힌 잠재 인간인 것이다."p.430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를 차용하여 본질에 대한 신선한 화두를 던진 <미키 7>의 후속작이다. 작중 '익스펜더블'은 인류의 우주 개척지에서 위험임무를 도맡는 대체가능한 복제인간으로, 얼핏 보면 영원히 삶을 이어가는 불사의 존재같이 보이지만 본질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관점에 따라 여러 철학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번 편에서는 전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미키 7에게 새로운 임무가 할당되는데 그것은 몰래 숨겨두었던 반물질 폭탄을 되찾아오라는 것. 제 발로 크리퍼의 소굴로 찾아가게 된 미키와 그의 연인 나샤에게 어떤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까?

유일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크리퍼의 유닛으로 등장하는 '스피커'는 인간의 사고영역을 벗어난 생명체도 이처럼 귀요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로키'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전편이 철학적 사고의 실험이었다면 후편은 외계 종족과의 협상과 전쟁을 전면에 내세워 좀 더 스펙터클 하다. 그러므로 재미로만 따지면 이번 편(엔딩도 이번 편이 낫다, 마무리가 제대로 된 느낌.), 철학적 사고의 흥미로움으로는 전편의 승리다. 한마디로 읽을 거면 두 편 다 읽어라! 헤헷. 봉준호 감독은 <미키 7>도 모자랐는지 <미키 17>으로 이 작품을 영상화한다는데 얼마나 더 죽일려고 하는지 미키가 좀 불쌍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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