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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킨무무 Aug 14. 2024

대체 우린 누굴 죽인 걸까?

<누굴 죽였을까>_정해연, 교보문고






<홍학의 자리>의 정해연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고등학생 시절 단짝 친구였던 원택, 필진, 선혁이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찌저찌 시신을 유기하고 9년 동안 그 사실을 비밀로 묵히며 일상을 살아온 삼인방에게 어느 날 복수의 칼날이 날아드는데...

우선 제목이 눈길을 끈다. 보통 이런 미스테리 스릴러물에서는 누가 죽였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게 흔한데 누굴 죽였을까?라니. 그래서인지 작품은 초반부터 살인자들의 정체를 알려주고 시작하며 복수를 누가 하는지도 대충 짐작이 가능하게 알려준다. 그러니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범인이 누구냐가 아니라 억울하게 죽은 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과 시신은 묻어 감췄다 해도 죄는 결코 영원히 감출 수 없다는 사실이다.

범인들 중 운 좋게도 복수의 칼날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선혁이라는 인물은 삼인방중에 그나마 가장 사정의 여지가 있는 방관자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방관의 죄 역시 용서받을 수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과거에 타인을 죽인 것이 곧 현재의 나를 죽였던 것임을 깨닫는 선혁의 마지막은 이러한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빠른 전개와 연속된 반전으로 유명한 작가이니만큼 재미는 보장. 호롤롤로 읽히는데 징악의 엔딩도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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