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평등! 박애!

<레 미제라블 4>_빅토르 위고, 민음사

by 피킨무무






4권에서는 드디어 바리케이드 혁명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 편에서는 유독 작가로서보다 정치가로서의 빅토르 위고의 모습이 부각된다. 장발장과 마리우스, 코제트를 중심으로 한 메인 스토리는 다소 느리게 진행되는 대신 작가 본인의 사상가로서 정치소신을 밝히는데 더 많이 할애한 느낌인데 신기한 건 그게 또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한다는 것. 또한 빈민굴의 은어를 곁말이라 칭하여 그 어원과 변화를 자세하게 설명하는데 이 분 언어학자였던가 싶으나 결국 정치가로서 가장 어두운 곳조차 사랑한 박애의 정신을 보여준다 생각하니 이 또한 정치가의 자질이라.


시국이 시국인지라,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부나방처럼 돌진하는 정치인들만 뉴스에서 잔뜩 보다 보니, 이렇듯 프랑스의 혁명 정신을 대놓고 외치는 빅토르 위고를 보니 속이 편안해진다.(대충 개비스콘 짤 첨부) 이것이 자유요, 평등이며 박애다!


헌데 또 재미있는 것은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거 부르주아 측의 의견 아닌가 싶은 면이 있다는 것이다. 자유란 경제적 자유요(부를 제한하지 않겠다.), 평등은 교육기회의 평등(결코 경제적 평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공산주의가 되니까?), 박애는 무산계급을 향한 부르주아의 시혜적 태도가 떠오르기 때문? 이쯤 되면 혁명이란 진정 아래에서 위로 불길이 솟는 것인가, 위에서 아래로 쏘아 보내는 것인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바이케이드 혁명은 그 어드메 중간시민계급의 혁명인 걸로 제멋대로 결론) 아, 너무 비뚤게 보고 있나 보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아래 인용문을 읽어보고 한번 생각해 보시라. 하지만 이 시국에 안 비뚤어지고 배길쏘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가르침을 주십사.


"부자를 격려하고 빈자를 보호하라. 빈궁을 절멸하라. 강자에 의한 약자의 부정한 착취를 종식시켜라. 이미 도달한 자에 대한, 가고 있는 중에 있는 자의 부당한 질투를 억제하라. 노동 임금을 수학적으로, 그리고 우애적으로 조정하라. 어린이의 성장에 무상 의무교육을 주고 학문으로 성년의 기초를 만들어라. 손을 활용하면서도 지능을 계발하라. 강력한 국민임과 동시에 행복한 인간들의 가족이 돼라. 소유권을 폐지하지 않고 보편화함으로써 시민 누구나가 예외 없이 소유자가 되도록 소유권을 민주화하라. 이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인데, 간단히 말해서 부를 생산할 줄을 알라. 그리고 그것을 분배할 줄을 알라. 그러면 당신은 물질적인 위대함과 정신적인 위대함을 다 함께 가질 것이고, 그리고 당신은 프랑스라고 불릴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p.41


"이 문 밖에는 고미다락 방들의 지붕 아래에 가려져 있는 비통한 빈궁이 있고, 거기에는 또한 드물게 보는 열렬한 지성들이 있다. 빈궁과 지성만큼 양극단이 상접해서 위험해지는 것은 없다."p.60


"그것은 이를테면 프랑스에서, 사백 년도 더 전부터, 단지 하나의 비참뿐 아니라 또한 온 비참이, 있을 수 있는 인간의 모든 비참이 말한 언어다."p.282


"인간의 참다운 구분은 이렇다. 즉 밝은 사람들과 어두운 사람들. 어두운 사람들의 수효를 줄이고 밝은 사람들의 수효를 불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목적이다. 우리가 교육이다! 학문이다! 하고 외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글을 배우는 것, 그것은 불을 켜는 것이다. 배우는 한마디 한마디는 빛을 던진다."p.286


"무엇보다도 먼저 불우하고 고통스러운 군중을 생각할 것. 그들의 짐을 덜어 줄 것. 그들에게 공기를 줄 것. 그들에게 빛을 줄 것. 그들을 사랑할 것. 그들에게 너그럽게 지평을 넓혀 줄 것. 모든 형태 아래 아낌없이 교육을 베풀어 줄 것. 근면의 예를 보여주고, 결코 나태의 예를 보이지 말 것. 전체적인 목적의 관념을 증가시킴으로써 개인적인 짐의 무게를 감소시킬 것. 부를 제한함 없이 빈을 제한할 것. 공공의 활동과 민간의 활동의 넓은 영역을 새로 만들어 낼 것. 브리아레오스처럼, 약자와 짓밟힌 자들에게 사방에서 내밀어 주는 백 개의 손을 가질 것. 모든 사람의 팔에 공장을 열어 주고, 모든 능력에 학교를 열어 주고, 모든 지성에 실험실을 열어주는 그 위대한 의무에 집단적인 힘을 사용할 것. 임금을 올리고 노고를 줄일 것. 채무와 채권을 균형 잡히게 할 것. 다시 말해서 향락과 노력을 어울리게 할 것. 만족과 요구를 어울리게 할 것. 일언이폐하여, 고통받는 자들과 무지한 자들을 위해 더 많은 빚과 더 많은 안락을 사회기구에서 끌어내게 할 것. 이것이 형제들 의무들 중에서 으뜸가는 것임을 동정심 있는 자들은 잊지 말 것이며, 이것이 정치상 필요한 것들 중에서 으뜸가는 것임을 이기적인 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p.309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원한 천국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