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작품의 미묘한 관계

<무쇠 인간>_테드 휴즈

by 피킨무무



* 작품 외적으로


"작품 너머에서 이루어진 원작자의 삶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p.143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의 추천의 말 중에서


사실 책을 읽고 가장 궁금했던 것은 작가의 삶이다. 작품의 가치와 작가의 인간적인 삶은 별개이지만 서로를 완전히 떼어놓을 수도 없는 미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 테드 휴즈를 말하려면 먼저 그의 아내이자 유명작가인 실비아 플라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실비아, 그녀의 인생은 특별하다. 9살에 첫 자살을 시도하고 10년마다 한 번씩 죽기를 소망했으며 세 번째 시도에 성공했다. 그녀는 비범한 천재성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불행히도 우울증도 함께였다.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공부하다가 테드 휴즈를 만나 1956년에 결혼했다. 당시에 영국의 신예시인에 불과했던 남편을 미국 문단에 등단시키고 남편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그러던 중 남편의 여성편력으로 인한 불화로 별거한다. 1962년 혼자 런던에 돌아온 그녀는 집을 빌린 후 두 애를 데려왔다. 그리고 다음 해 어느 추운 겨울날 아침, 두 아이 프리다와 니콜라스의 아침식사를 준비해 두고 가스 오븐 속에 머리를 넣고 자살했다. 후에 영국의 계관시인까지 된 테드이지만 평생 죽은 아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페미니스트들은 그를 살인자라 비난했다. 파경의 원인이었던 테드의 연인 아씨아 베빌 역시 테드가 떠난 후 네 살 된 딸을 수면제로 재우고 살비아와 같은 방법으로 자살한다.


테드는 엄마의 자살로 충격을 받았을 두 자녀를 위해 <The iron man(무쇠인간)>을 집필한다.





* 작품 내적으로


무쇠인간은 등장과 동시에 죽고 재생한다. 순박하다 못해 단순한(배만 부르면 평화로운 성격), 이 무쇠인간을 생명체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기계 괴물, 우리와는 다른 혐오스럽고 두려운 개체로만 인식할 뿐이다. 그러므로 무쇠인간은 쓰러뜨려야 할 적이다. 유일하게 호가스라는 소년만이 그에게 죄책감을 가지며 연민과 우정사이 비스무리한 형태의 감정을 가진다. 이렇게 첫째 밤에서 셋째 밤까지 이종 생명체 간의 갈등과 화합을 그린다.


넷째 밤과 다섯째 밤에는 우주에서 날아온 우주박쥐천사용이 등장하는데 그는 다짜고짜 음식을 내놓으라며 인류를 위협한다. 그의 요구를 들어줄 능력이 안 되는 인간들은 다시 한번 전쟁을 선포하며 가능한 모든 살상무기들을 이용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호가스는 무쇠인간에게 용을 물리쳐달라 부탁하고 무쇠인간은 고철을 만들어내는 인간들이 없다면 배가 고파진다는 사실에 자신을 해체시키는 수고까지 자처하며 인간들을 돕는다. 힘겹게 두 번의 대결에서 승리한 무쇠인간은 인류의 영웅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용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구 위에서 울리는 다툼의 소리와 전쟁의 함성에 귀 기울이다 보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거야. 너무 흥분돼서 나도 끼어들고 싶었어.""p.133


본디 그는 우주의 음악을 연주하는 존재였으나 지구의 전쟁소리에 이끌려 지구를 먹어 삼키고 싶은 탐욕을 느낀 것이다. 무쇠인간은 그에게 평화의 우주음악을 지구인들에게 들려주라 명하고 지구는 평화를 되찾는다.


역시 시인의 작품이라 리듬감 있게 읽어주기 좋은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SF 메카닉물의 효시 같아 보이는 캐릭터 설정도 인상적, 다만 개인적으로는 내러티브가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되며 그렇기에 어린이동화로 남는 것 같다. 호가스와 거대로봇의 다음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일까.


1. 무쇠인간을 생명체로 보는가?

2. 감정이입이 가장 잘 되는 캐릭터는?

3. 삽화에 대한 의견은?

4. 작가와 작품은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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