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여봐, 너의 중요한 비밀

<소란한 속삭임>_예소연, 위즈덤하우스

by 피킨무무








""중요하지 않아도 속삭임으로써 중요해져요. 그러니까 우리 사이에 허투루 하는 말은 없는 거죠.""p.18


"손바닥을 세워 입가에 갖다 대고 몸을 숙였다. 꼭 아주 중요한 말을 하려는 사람처럼. 그러자 여자도 잠시 망설이다가 몸을 앞으로 숙였다. 역시, 신중하게 말하려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 앞에서는 들으려는 자세로 응수하게 된다."p.26


"모아는 단호하게 대답하는 시내를 보며 아주 큰 슬픔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시내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시내의 정신이 멀쩡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모아가 시내와의 만남을 지속했던 건 시내의 마음이 좋았고 모아 또한 병들어 있었고 더불어 지금 이 세상에 어디 하나 병들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p.59


혹자는 요즘을 일컬어 자기 어필의 시대이므로 표현하지 않으면 손해라 하고, 또 누군가는 타인의 사정보단 당장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나의 입장이 중요한, 서로를 향해 각자의 말만 쏟아붓는 시대라 한다. 경청하는 이는 없고 소란스럽기만 한 시대. 내 말에 귀 기울여 줄 사람을 찾는 방법의 예시로 작가는 '속삭이는 모임'을 제안한다.


중요한 비밀이 아닐지라도 마치 큰 비밀인 양 속삭일 것. 신중하게 말하려는 사람 앞에서는 본능적으로 신중하게 들으려는 자세가 갖춰진다. 모아, 시내, 수자 그리고 두리까지 다양한 세대와 고민으로 채워진 이 소란한 속삭임이 결국은 그들을 살리는 숨통 같은 중요한 의미가 되듯 우리에게도 이런 비밀스러운 모임이 필요하지 않을까. 자, 속삭여보세요, 당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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