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0 구상섬전>_류츠신, 다산책방
"결국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비결은, 무언가에 깊이 매료될 수 있느냐에 달린 거란다."p.13
"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생명이라는 물질의 운동 형태는 다른 물질의 운동과 비교해 더 우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아요. 생명에서 새로운 물리 법칙을 찾을 수 없으므로 한 사람의 죽음과 얼음 한 조각의 융해는 내 관점에서 볼 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어요."p.268
"만약 정말로 우리 세계를 관측하는 초월적 관측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증명된다면 인류의 행동은 훨씬 더 신중해질겁니다... 비유하자면 인류사회 전체도 불확실한 양자 상태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렇지만 그런 초월적 관측자가 있다면 인류 사회를 다시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로 '붕괴'시킬 수 있을 겁니다."p.449
<삼체>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구상섬전을 소재로 하여 양자역학의 세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관측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양자상태로 전환되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불확정성 속에서 두 가지 상태로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 사실 이과적으로는, 즉 머리로는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고 봐도 좋고, 문과적으로, 마음으로 이해하며 읽었다, 흑흑.
쨌든 작가가 이 작품을 시리즈의 프리퀄로 상정한 이유가 마지막에 등장한다. 관측자가 없을 때도 양자상태로 전환되지 않고 붕괴 상태를 유지하는 구상섬전의 특정현상을 통해 외계인의 존재를 찾는다는 천문학자가 등장한 것이다. 이것은 <삼체> 시리즈에 등장하는 외계문명에서 보내온 관측자 '지자'의 존재를 의미하며(아마도) 매끄럽게 시리즈로 향하는 문을 열어젖힌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엔딩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다만 마지막에 이르러 불확정 속 확률에서 어떻게 딩이는 린윈과 아이들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는지, 양자 장미를 천과 그 아들이 어떻게 관측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이해가 1도 안 되기에 설명해 줄 물리왕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