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작가님 재기 발랄함이 어디까지 신가? 34년생이시고 작품의 주무대인 글래스고 출신이며 미술전공자라 아마도 책 안과 표지에 등장하는 판화들이 모두 자신의 작품이리라 추정된다. 거기에 원고발견자의 서문과 주석, 그리고 앨러스데어가 편집함, 이라는 문구로 텍스트 안에서도, 밖에서도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장담하건대,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다시 서문으로 돌아와 읽어보지 않을 이 없으리라. 서문-작품-편지-주석의 구성이 매우 영리하고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의 오마주 같은 고딕호러(?)의 분위기와 18세기를 사는 21세기 여자 빅토리아의 기행이 매우 잘 어울린다. 가여운 그녀는 시대를 앞서 끌어나가는 여주인공으로 이야기는 자연스레 페미니즘과 근대화, 20세기 세계대전까지 아우른다.
작품 내에서 빅토리아의 창조자이며 동시에 갓(god)으로 불리는 벡스터의 미스테리어스 한 외양과 기벽 역시 작품의 기묘한 분위기를 고양시킨다. <랍스터>와 <킬링디어>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감독과 이전 필모그래피를 보자면 너무나도 착붙인 작품이긴 한데 이 스토리와 구성을 어떻게 영상화할지 정말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