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의 힘

생각이 가볍다고 삶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60번째 일일)

by 김로기

뭐든 진지하게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는 습관이 있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일어난 일에 비해

과한 고민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문제는 살아가다 보면 고민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선택이나 문제에 대해 과도한 생각이 이어질 때면

막상 결정의 순간에 직면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지쳐버린 경우가 많다.

한참 남편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었다.

우리에게 다가 올 미래는 너무 막연한 것들이었고

그런 막연함에 대처하는 방법은

디테일하고 체계적인 계획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매우 작은 일에서부터 조금은 중요한 일까지

세세하게 고민하고 계획했다.

그대로만 실천한다면 우리의 삶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 장담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그 계획이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애초에 계획할 때부터 불가능한 일들이었을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너무나도 많다.

어쩌면 오로지 나의 뜻대로만 흘러가는 순간을 찾는 것이 빠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틀어진 계획을 하나하나 수정해 나가며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

우리를 너무나도 버겁고 지치게 만들었다.

그때 남편이 말했다.

"그냥 가볍게 생각하자."

가볍게 생각하자니.

너무 무책임한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거라면

하나하나에 너무 고민하고

그때마다 많은 감정을 소비하는 일을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나는 계획과 달라진 상황을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다.

그로 인해 감당해야 하는 심리적인 압박은

나와, 그리고 우리를 더 지치게 할 뿐이었다.

가볍게 생각하는 일이 말처럼 가벼운 일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지속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가볍게 생각하자는 말은

노력했음에도 가끔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의 나를 위로하기도 한다.

생각이 가볍다고 삶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니

조금은 고민을 덜어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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