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먹어보진 못했습니다만. (33번째 삼일)
얼마 전 유튜브를 보는데
한 연예인이
스무 살에는 짬뽕의 맛을 알았고
서른에는 양장피를
마흔에는 오향장육의 맛을 알았다고 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모두의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이었다.
나도 그랬다.
나이에 맞는 음식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는 늘 짜장면이었고
그다음엔 짬뽕을 그리고 양장피까지
선호하는 음식이 변해갔다.
그것이 나이에 따라 음식의 수준이 높아진다기보다
그 나이에 맞는 지갑의 사정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새로운 음식을 접해 볼 기회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고만 고만한 친구들이 모여
짜장면에 탕수육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 주변에 짬뽕을 먹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그렇게 한 번씩 먹어보게 되고
회사에서 회식으로 중국집에 가는 날이면
꼭 양장피를 시키곤 했었던 탓에
나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양장피를 처음 먹어 보게 되었다.
정말 처음 느껴보는 맛이었고 모습 또한 낯설었다.
그것도 점점 익숙해져 갔다.
사실 오향장육은 아직 한 번도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글을 쓰며 찾아보니
꼭 족발 같이 생겼던데.
이것 또한 언젠가는 먹어볼 일이 있겠지.
늘 비슷한 듯싶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씩 선호하는 음식이 달라진다는 것은
낯설지만 근사한 일인 것 같다.
그만큼 나도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잘 살아왔다는 말이고
덕분에 주머니 사정도 나아지고 있다는 말이니까.
마흔이 될지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오향장육을 접하는 그날을 기대하며.
#채널십오야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의
[충무로 따라가기] 편을 보고 떠오른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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