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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피하지 않는 이유.

오히려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41번째 일일)

by 김로기

나는 영화의 스토리를 어느 정도 알고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결말을 미리 스포 당한다고 하여도

뭐 크게 상관은 없는 편이다.

거기에 평론가나 영화리뷰하는 사람들의 영화 해석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해석과 나의 생각을 비교해가며

공감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의 해석이 다르겠지만

하나 하나 비교해가며

영화를 보는 그 순간

나의 생각을 대입 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미리 봐둔 영화 해석과 나의 생각이

맞아 떨어지는 장면을 마주할때면

마치 그 영화를 만든 감독과도

동시에 공감하는 느낌이 들어 희열을 느끼곤 한다.

사람마다 영화를 보는 방식이 다 다르겠지만

나는 영화를 보며

영화 자체로 감동이나 슬픔을 경험 한다기보다

영화를 보면서도 나와 생각이 같은

누군가와의 공감을 원하는 것 같다.

어찌보면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나와 같은 생각의 영화 감독이나, 평론가로부터 느껴지는

동질감 같은 것으로부터 위로받는 느낌이다.

누군가는 내 공감과 위로를 위해

영화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겠지만

어찌됐든 영화를 보고 위로를 받든

영화를 만들고, 본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든

둘다 영화를 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두 경우 모두 영화를 소비했다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방식과 관점은 다양하다.

그중 내가 보는 방식이 나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다 주었고

나는 앞으로도 억지로 스포일러를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경험 할 결말에 대한 놀라움과 충격보다는

보는 내내 겪을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이

내게는 영화를 보는 더 큰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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